건설경기 침체 늪···올해 지역 건설사 42곳 문 닫았다

2018년 이후 가장 많아 85% 이상이 영세 전문건설업체 지역 건설산업 하부 생태계 흔들 원자재 가격·인건비 상승 수주 감소·미분양 적체 등 원인

2026-08-18     강태아 기자

폭염 중대경보가 내려진 이달초 인천시 미추홀구 주택 재개발 정비사업 현장에서 외부 작업이 사실상 중단된 채 비계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 연합뉴스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울산지역 건설업체들의 폐업이 늘고 있다.

올 들어 7월까지 폐업을 신고한 건설업체는 모두 42곳으로 2018년 이후 가장 많았다. 특히 전체 폐업 업체의 85% 이상이 상대적으로 영세한 전문건설업체에 집중되면서 지역 건설산업의 하부 생태계가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들어 7월 말까지 울산에서 폐업을 신고한 종합·전문건설업체는 모두 42곳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40곳보다 2곳, 5.0% 증가한 규모로 2018년 이후 가장 많다.

폐업 증가세는 전문건설업에서 두드러졌다.

올해 7월 말까지 종합건설업체 폐업은 6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곳보다 3곳 감소했다. 반면 전문건설업체는 지난해 31곳에서 올해 36곳으로 5곳, 16.1% 증가했다.

전체 폐업 업체 가운데 전문건설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85.7%에 달한다.

전문건설업체는 철근·콘크리트, 기계설비, 도장, 금속구조물 등 실제 공사 현장의 세부 공정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업체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특정 공종이나 원도급사의 발주 물량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만큼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경영 충격을 먼저 받을 가능성이 크다.

지역 건설업계는 폐업 증가의 배경으로 특정한 한 가지 요인보다는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공사 수주 감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과 미분양 적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고 있다.

공사비는 오른 반면 건설경기 침체로 신규 공사 물량이 줄면서 중소 건설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울산지역 미분양 주택도 여전히 부담이다.

6월 말 기준 울산의 미분양 주택은 1,359가구로 전월 1,437가구보다 78가구, 5.4% 감소했다. 하지만 이른바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662가구로 전월보다 13가구, 1.9% 줄어드는 데 그쳤다.

최근 강화된 조달청의 시설공사 적격심사도 업계가 주목하는 새로운 변수다.

전문공사의 경우 지난 7월 1일부터 강화된 시설공사 적격심사 기준이 적용되면서 입찰 참여 업체에 대한 사전 심사와 현장 확인이 강화됐다. 종합건설업은 이에 앞서 관련 기준이 적용돼 왔다.

업계에서는 실제 시공능력과 경영상태 등에 대한 검증이 강화되면서 실질적인 영업 기반이 취약한 일부 업체의 시장 퇴출이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향후 건설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일부 지표에서는 회복 신호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울산지역 주택 인허가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5% 증가해 5대 광역시 가운데 유일하게 증가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인허가가 실제 착공과 지역업체 수주로 연결되기까지는 시차가 있는 만큼 당장 지역 전문건설업체들의 일감 부족과 자금난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재 건설업계의 어려움은 원자재 가격이나 미분양 한 가지 문제로 설명하기 어렵고 수주 감소와 금융시장 경색, 제도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특히 자금력과 수주 기반이 취약한 전문건설업체들이 먼저 한계에 몰리고 있는 만큼 지역업체 수주 확대와 금융지원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