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지에 무단 설치된 전주… ‘더부살이’ 통신선로 철거·배상 두고 진통

울주 범서 구영리 산 71번지 일대 2005년 토지주 동의 없이 전주 설치 한전 사실 인정·사용료 지급 추진 전주 내 통신사 통신선 놓고 새 갈등 토지주 측 “통신선도 무단 점용” LGU 철거·KT 협상·SKT 추가 협의

2026-08-18     신섬미 기자

 

울주군 범서읍 구영리 산71번지 일대 사유지에 토지주의 동의 없이 한국전력공사 전주가 세워진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전주에는 통신사의 통신선로도 연결돼 있다. 토지주 대리인 제공.

한국전력공사가 울산의 한 사유지에 무단으로 전주를 설치해 보상 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전주에 연결된 통신선로 처리 문제를 두고 토지주와 통신사 간 마찰을 빚고 있다.

18일 해당 사유지의 대리인 A씨에 따르면 울주군 범서읍 구영리 산71번지 일대 사유지에 토지주의 동의 없이 한전 전주가 세워진 것으로 확인됐다.

전주는 지난 2005년 설치됐으나 이 사실을 몰랐던 토지주는 지난해 7월에야 인지하고, A씨를 통해 한전에 철거 및 배상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한전은 사실을 인정하며 토지에 대한 사용권을 확보해 권리관계를 정리하고 사용료를 지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후 보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한전과의 보상 절차가 물꼬를 튼 것과 달리 전주에 더부살이 중인 통신사들의 통신선로를 둘러싸고 새로운 갈등이 불거졌다.

해당 전주에 통신 3사(LG유플러스·KT·SK텔레콤)의 설비가 연결돼 있는 사실을 안 A씨는 이들 역시 무단 점용으로 보고 각 통신사에 통신선로 설치도 및 토지사용권 등 증빙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그 결과 LG유플러스는 중계기만 설치했고, KT는 2025년부터 통신선로를 구축해 운용 중이었다.

A씨는 곧장 문제를 제기했고 LG유플러스는는 철거를, KT는 사용료 등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2020년부터 통신선로를 구축해 사용해 온 SK텔레콤이 관련 협의를 미루면서 문제가 생겼다.

A씨는 “두 통신사와 달리 SK텔레콤은 해명을 요구한 부분에 대해서 관련 자료조차 제공하지 않은 채 누락했고, 오히려 사유재산권을 부정하는 듯한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며 “대기업에서 개인 재산권을 경시하고 피해자의 권리 구제활동에 의도적으로 불응하고 있는 기가 막힌 상황”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결국 지난달 말 SK텔레콤 측에 내용증명을 보내 △수령 후 14일 이내에 통신선로 및 부속시설 전부 철거 △무단 토지 사용에 따른 손해배상 협의 △토지 사용 권원 및 한전 공가계약 등 증빙 자료 제출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측은 “한전 소유 전주에 통신 케이블을 설치한 만큼, 토지주와 한전이 진행 중인 협의 결과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며 “따라서 토지주와 한전 간 우선 협의 결과를 확인한 뒤 추가 협의를 진행하자”고 회신했다.

그러면서 “이는 한전의 적법한 권한을 신뢰하고 계약을 체결한 입장에서 당사자 간 법률관계를 명확히 정리하기 위한 절차일 뿐, 협의를 회피하려는 취지가 아니다”라며 “추후 협의가 필요한 경우 성실히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결국 한전 전주에 설치된 통신선로를 ‘독자적인 무단 점용’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한전 토지 사용권의 종속적 문제’로 볼 것인지를 두고 양측의 시각차가 이어지면서 진통이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