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년 직원마저 등 돌린 현대차 노조의 파업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생산라인이 또 멈춰 섰다. 지난 18일 교섭이 재개됐지만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다시 파업을 택했다. 이미 잇단 부분파업과 특근 거부로 생산 차질이 커진 상황이다. 사측은 기본급 8만9,000원 인상과 성과금 350%에 1,000만원, 주식 15주 지급안을 내놓았다. 그런데도 협상이 헛도는 데는 임금·성과급과 별개인 이른바 ‘3대 별도 요구안’이 자리 잡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반직·연구직을 중심으로 한 청년 직원들이 ‘도대체 누구를 위한 투쟁인가’라고 공개 반발한 것은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이들은 해고자 복직과 정년 연장 등이 30·40대 조합원의 삶과 동떨어진 채 특정인과 특정 세대의 이해를 앞세운 의제라고 비판했다. 불법행위로 대법원 판결까지 받은 해고자의 복직을 요구하는 것이 정당한지, 정년 연장을 임단협의 압박 카드로 삼는 것이 미래 세대를 위한 일인지도 물었다.
노조는 이 질문에 답해야 한다. 노동조합의 힘은 파업 횟수나 생산 손실액이 아니라 조합원의 폭넓은 동의에서 나온다. 내부의 젊은 구성원이 지도부의 요구를 자신의 권익으로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대표성부터 돌아봐야 한다. 임금과 근로조건 개선이라는 본래 책무보다 논란이 큰 별도 의제를 앞세우고, 반대 목소리를 세대 갈등으로 몰아붙인다면 투쟁의 명분은 더욱 약해질 뿐이다.
지역사회의 시선도 싸늘하다. 고금리와 경기 침체로 소상공인과 서민의 삶이 팍팍한 때 대기업 노조의 반복된 파업은 피로와 박탈감만 키운다. 생산 중단의 충격은 현대차 담장 안에 머물지 않는다. 납품 물량이 줄어드는 협력업체와 그 근로자, 공장 주변 상권까지 연쇄적으로 타격을 받는다. 무노동 무임금에 따른 조합원의 손실도 결국 현장에 돌아온다. 지역과 함께 성장한 대기업 노조라면 협력사와 지역경제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사측 역시 청년 직원들의 반발을 노조 흔들기의 재료로 이용할 게 아니라 세대별 이해를 세밀하게 반영한 합리적 교섭안을 마련해야 한다.
노조 지도부는 지금이라도 별도 요구안의 타당성과 우선순위를 전체 조합원 앞에 투명하게 설명하고,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야 한다. 파업은 노동자의 마지막 수단이지 지도부의 체면을 세우는 상시 수단이 아니다. 내부의 신뢰를 잃고 협력사의 생계를 위협하는 투쟁은 오래갈 수도, 지지를 얻을 수도 없다. ‘누구를 위한 투쟁인가’라는 청년 직원들의 물음에 답하는 것, 그것이 협상 정상화의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