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2차 이전 ‘막판 한 달’…울산 유치 총력전
석유관리원·에너지기술평가원·데이터산업진흥원 최우선 공략 발전공기업 통합본사·기업은행도 별도 추진…치열한 지역 경쟁 9월 유치위원회 출범·지원조례 제정…정치권·부울경 공조 확대
2026-08-19 김준형 기자
울산시는 19일 시청 상황실에서 김상욱 시장 주재로 ‘공공기관 2차 이전 유치 대응 긴급회의’를 열고 정부 정책 동향과 기관별 유치 여건, 향후 대응 전략을 점검했다.
정부는 내년부터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수도권 잔류를 최소화하고 지역별 나눠먹기식 분산 배치를 지양하는 대신, 지역의 산업·기능과 연계한 공공기관 집적화를 추진한다는 방향이다.
현재 국토연구원이 공공기관 2차 이전 실행 지원 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시·도별 이전기관 배치 방안을 포함한 구체적인 계획은 연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시는 앞으로 한 달가량이 실제 이전기관과 지역의 윤곽이 드러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 시장은 “실질적으로 결정까지 남은 시간은 한 달 정도로 다른 광역단체들이 2년 이상 공을 들여온 것과 비교하면 울산은 사실상 후발 주자가 된 상황”이라며 “당선 직후 확인 당시 이미 1차 조율이 끝나 있었고, 울산으로 구체적인 이전 계획을 가진 기관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 만큼 배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울산시는 울산연구원과 함께 2023년부터 이전 대상기관의 인력 규모와 지역 소비 효과, 기존 공공기관과의 연계성, 전략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 등을 분석해 총 40개 유치 희망기관을 선정했다. △그린에너지 혁신 △첨단제조 AX·데이터 기반 실증·산업화 △산업도시형 복합위기 대응 등 3개 기능군으로 분류해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40개 기관 가운데 우선순위가 높은 7개 기관과 선정 배경도 제시됐다.
최우선 유치기관은 한국석유관리원이다. 울산의 액화에너지 저장시설과 터미널 기반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석유제품의 유통·품질관리 기능을 더하면 에너지산업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2순위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다. 에너지 분야에서 약 1조원 규모의 연구개발 예산을 다루는 기관으로, 에너지 기술개발의 기획·평가·관리 기능을 울산에 집적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혔다.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은 3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데이터 유통과 품질관리, 활용 확산, 전문인력 양성 기능을 울산의 제조업 인공지능 전환과 연결할 수 있다는 이유다.
이어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한국산업기술진흥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중소기업은행 순으로 우선순위가 정해졌다.
다만 회의에서는 기존 우선순위를 놓고 실·국별 의견을 다시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에너지 담당 부서는 연구개발 예산과 기획·평가 기능을 고려하면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유치 효과가 더욱 클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유치는 40개 희망기관과 별도로 추진할 핵심 과제로 꼽혔다.
울산에는 한국동서발전을 비롯해 한국석유공사·한국에너지공단·에너지경제연구원 등 에너지 공공기관이 집적돼 있다. 여기에 UNIST의 연구개발 기능과 대규모 산업 전력 수요, AI 데이터센터를 더하면 에너지 정책과 연구개발, 자원관리, 생산·소비를 연결하는 완결형 에너지 공급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 시의 논리다.
하지만 유치 여건은 녹록지 않다. 울산시가 파악한 전국 발전소 52곳 가운데 28곳이 충남에 있고, 한국동서발전의 최대 사업장도 충남 당진에 있다. 발전공기업 노동조합 일부도 통합본사의 충남 유치를 희망하는 의견을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시는 파악하고 있다.
한국전력 본사가 자리한 나주를 중심으로 한 호남권의 유치전도 변수다. 충청권은 충남·충북·대전·세종이 공동 대응에 나서는 등 초광역 단위로 정치적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중소기업은행 유치도 쉽지 않은 과제다. 현행 중소기업은행법에 본점을 서울에 두도록 규정돼 있어 법 개정이 필요하고, 노동조합과의 협의도 거쳐야 한다. 부산·대구·충북·경남 등 다수 지자체가 유치전에 뛰어든 데다 울산은 다른 경쟁지역보다 중소기업 수가 적다는 약점도 있다. 시는 조선업 호황과 자동차산업 구조 전환으로 지역 협력업체의 자금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할 계획이다.
시는 이번 회의를 시작으로 유치 활동을 지역사회 전반으로 확대한다. 주요 계획은 △9월 초 공공기관 2차 이전 유치위원회 출범 △지역 국회의원 간담회 개최 △울산시 공공기관 유치 및 지원 조례 제정 △시의회와의 공동 대응 △정부·국회 대상 공동건의서와 결의문 전달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