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항, 북극항로 상업화 거점 시동…올해 최대 4척 기항
UPA, 북서항로 최대 선사 로열 바겐보그·해진공과 3자 MOU 연료공급·하역부터 운항 매뉴얼까지…북미 물류망 다변화 모색
2026-08-20 강태아 기자
울산항만공사(UPA)는 글로벌 해운선사인 로열 바겐보그(Royal Wagenborg), 한국해양진흥공사(KOBC)와 북극항로 활성화를 위한 3자 업무협약(MOU)을 서면으로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로열 바겐보그는 2025년 기준 북서항로(NWP) 상업 화물운송 실적이 48회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네덜란드 해운선사다. 실제 북극해 운항 경험을 갖춘 글로벌 선사와 국내 항만·해운 정책기관이 손을 잡았다는 점에서 이번 협약은 단순한 정보교류를 넘어 실제 상업운항 기반을 마련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세 기관은 울산항을 거점으로 북극항로 상업화 가능성을 높이고 한국과 북미 동안을 잇는 해상물류 네트워크를 다변화한다는 계획이다.
협약에 따라 북극항로 운항선박의 울산항 기항과 친환경 연료공급을 확대하고, 북극항로 운항 관련 정보와 경험도 공유한다. 국내 북극항로 운항 매뉴얼 작성과 노하우 축적, 한국과 북미 동안 간 잠재 화물 수요 발굴, 북극항로 운항에 적합한 내빙등급 선박 확보 등에서도 협력한다.
이번 협약을 통해 올해 최대 4척의 북극항로 통과선박이 울산항에 기항해 연료를 공급받고 화물을 하역할 예정이다. 세 기관은 이 과정에서 축적되는 운항·항만 작업 경험을 매뉴얼로 만들어 국내 선사와 항만업계에 공유할 계획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도 북극항로 운항 경험과 관련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백서 제작을 추진한다.
북극항로가 본격적으로 상용화될 경우 기존 수에즈운하 등을 거치는 항로에 비해 유럽과 아시아 일부 구간의 운송거리를 단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글로벌 물류축으로 주목받아 왔다. 다만 해빙 상황과 내빙선 확보, 운항 안전, 높은 보험·운항비용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울산항은 이 같은 북극항로 시장에서 기존 에너지항만의 강점을 활용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UPA에 따르면 울산항은 최근 10년간 국내 항만 가운데 가장 많은 18차례의 북극항로 운항선박 기항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북동항로가 5회, 북서항로가 13회다.
또 연간 약 1억6,000만t의 액체화물을 처리하는 국내 최대 에너지항만이라는 점에서 향후 북극항로 운항선박에 대한 연료공급과 에너지 화물 처리 거점 역할도 기대되고 있다.
특히 북극항로를 이용하는 선박의 울산항 기항이 정례화될 경우 울산항은 단순한 화물 하역항을 넘어 선박 연료공급과 화물 처리, 운항 지원 기능을 결합한 북극항로 지원항만으로 영역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변재영 울산항만공사 사장은 “이번 협약은 정부 북극항로 정책 이행을 위한 실질적 기반이 될 것”이라며 “울산항의 기반시설과 협약사의 전문성을 결합해 국내 해운업계의 북극 운항 역량 제고와 한국 항만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