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사통팔달 울산, 교통망 골든타임을 잡아라
<하> 경산서 미포산단까지 ‘직통’…울산 물류 대동맥 국가망에 심어야 울산~경산 개통 땐 거리 26㎞·시간 16분 단축 경산 1천여 부품업체~현대차·미포산단 산업생태계 직결 울산TG 이후 도심 통과가 ‘마지막 병목’…11.5㎞ 대심도로 해소 개별 도로 아닌 ‘경산~미포 공급망’으로 국가계획 설득해야
2026-08-20 김상아 기자
경북 경산에서 출발한 자동차부품 차량을 울산 현대자동차와 미포국가산업단지까지 막힘없이 연결하는 ‘울산~경산 고속도로’와 ‘국가산단 연결 대심도 지하고속도로’가 핵심이다. 그동안 각각 별개의 SOC(사회기반시설) 사업으로 다뤄져 왔지만 실제 산업물류 흐름으로 보면 두 도로는 경산 자동차부품산업과 울산 완성차·국가산단을 하나로 연결하는 인프라다.
이에 국가계획 반영 전략도 ‘울산에 도로 두 개가 필요하다’는 논리를 넘어 경산에서 미포산단까지 이어지는 하나의 ‘산업물류 대동맥’을 국가망에 담아내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울산시에 따르면 현재 경산에서 울산으로 향하는 자동차부품 물류는 영천·건천과 경주 등을 거쳐 울산으로 진입하는 우회 동선을 이용하고 있다.
경산지역에는 1,000곳이 넘는 자동차부품 관련 업체가 밀집해 있고 울산에는 국내 최대 완성차 생산기지인 현대자동차와 미포국가산단이 자리하고 있다. 두 지역이 하나의 자동차산업 생태계로 묶여 있지만 이를 직접 연결하는 광역 고속도로망은 부족한 실정이다.
시는 총연장 50㎞의 울산~경산 고속도로가 개설되면 기존 노선보다 이동거리가 약 26㎞ 줄고 통행시간은 16분가량 단축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연간 물류비 절감 효과도 약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울산과 경산은 지난해부터 3조4,000억원 규모의 울산~경산 고속도로 개통 필요성을 국토교통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하며 ‘제3차 고속도로 건설계획’ 반영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경산에서 울산까지 16분을 줄이는 것만으로 산업물류축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새 고속도로를 통해 울산TG(톨게이트)까지 빠르게 진입하더라도 현대차와 미포국가산단으로 이동하려면 다시 시가지를 통과해야 한다. 산업물류 차량과 일반 승용차가 같은 도로를 이용하면서 광역구간에서 확보한 시간 단축 효과가 도심 구간에서 다시 상쇄될 수 있는 구조다.
울산시가 울산TG에서 태화강역 인근까지 약 11.5㎞ 구간을 왕복 4차로 대심도 지하고속도로로 연결하는 사업을 함께 추진하는 이유다. 사업비는 약 1조2,000억원 규모다.
울산~경산 고속도로가 경산과 울산을 잇는 ‘광역 물류축’이라면 대심도 지하고속도로는 울산TG에서 국가산단까지 연결하는 ‘산단 직결축’ 역할을 하게 된다.
울산시 관계자는 “시가지를 통과하면 산업물류 차량과 일반 생활 승용차가 섞이면서 이동이나 안전 측면의 문제가 생긴다”며 “대심도로 바로 연결할 경우 미포국가산단에서 울산TG와 울산고속도로를 거쳐 경부고속도로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어 산업 경쟁력 측면에서 편익이 크다”고 설명했다.
결국 두 사업의 필요성을 개별 도로만 놓고 판단하기보다 경산의 자동차부품업체에서 울산 완성차 생산라인까지 실제 부품이 이동하는 전체 동선을 놓고 따져봐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경산~울산 고속도로에서 확보한 이동시간 단축 효과를 대심도 지하고속도로를 통해 국가산단까지 이어갈 경우 두 도로는 별개의 SOC가 아닌 하나의 산업 공급망으로 기능하게 된다.
제3차 고속도로 건설계획은 이르면 다음 달 최종 확정·고시될 전망이다.
국토부가 두 사업을 각각 ‘경산과 울산을 연결하는 지역 간 고속도로’와 ‘울산 도심 지하고속도로’로만 평가할 경우 두 도로가 연결되면서 발생하는 산업 공급망 차원의 편익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국가계획 반영 과정에서는 두 사업의 개별 경제성뿐 아니라 경산 부품산업에서 울산 완성차 생산라인까지 이어지는 전체 구간의 거리와 이동시간, 물류비 절감 효과를 함께 제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한 번 국가계획 반영 시기를 놓치면 다음 계획까지 다시 수년을 기다려야 하는 만큼 향후 정부를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사업 추진 속도를 좌우할 전망이다. 대구·경북의 부품산업과 울산의 완성차산업이 이미 하나의 산업생태계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국가 도로망에도 얼마나 설득력 있게 담아내느냐가 관건이다.
앞서 살펴본 문수로 우회도로가 도심 교통난을 덜어내기 위한 길이고 가덕신공항 연결철도가 울산 시민의 광역 이동권을 확보하기 위한 철도라면, 울산~경산 고속도로와 대심도 지하고속도로는 울산 산업을 움직이는 물류의 길이다.
경산에서 미포산단까지 이어지는 새로운 물류 대동맥을 국가 고속도로 지도에 심어낼 수 있을지가 ‘사통팔달 울산’ 교통망 구축의 마지막 퍼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