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보호대상자 “저도 모르게 웃고 있더라고요” 동물과 교감하며 회복
“저도 모르게 강아지를 보면서 웃고 있더라고요.”
20일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울산지부의 교육실. 법무보호대상자들의 심리 치유와 성공적인 사회 적응을 위해 준비된 ‘동물매개치료 프로그램’의 마지막 수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법무보호대상자는 출소 후 사회 복귀와 자립을 위해 공단의 지원을 받는 이들을 말한다.
앙증맞은 걸음으로 졸졸졸 꼬리치며 반가움을 표현하는 강아지들 덕분에 딱딱했던 교실은 어느새 따뜻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도박 등으로 소년원에 수감됐다 지난 6월 출소한 뒤 공단에서 용접 기술을 배우고 있는 A(18)군.
평생 강아지를 키워본 적 없다던 그는 어느새 능숙하게 강아지를 품에 안고 얼굴을 비벼댔다. 강아지 역시 마치 오랜 주인을 만난 듯 품에 편안하게 몸을 맡겼다.
A군은 “함께 산책을 나가고 먹이도 주다 보니 ‘키워보고 싶다’는 마음이 처음 생겼다”며 “수업 받는 동안만큼은 과거의 일이나 현재의 복잡한 고민을 완전히 잊을 수 있었다. 몰랐는데 어느 순간 강아지를 보면서 웃고 있더라”고 말했다.
보이스피싱 범죄에 연루되었다가 지난 6월 가석방된 B(37)씨도 동물과의 눈맞춤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B씨는 “사람을 만나면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는데, 동물은 나를 어떠한 편견도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줬다”며 “용접만하다 세상에서 가장 무해한 생명체와 교감하니 내가 안전하다는 위안을 얻었다”고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또다른 대상자는 휴대전화를 꺼내 자신의 반려견 사진을 보여주며 “얘가 네 친구야”라고 다정하게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그동안 동물들과 교감하며 쌓아온 추억의 순간들을 하나의 앨범으로 담아내는 사이 대상자들 사이 기분 좋은 웃음소리가 번졌다.
이번 프로그램은 최윤형 현 한국반려동물매개치료협회 반려동물매개심리상담사 진행으로 총 6회기에 걸쳐 운영됐다.
단순한 체험을 넘어 살아있는 생명체와의 온기 어린 소통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체득하고 무너진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해 기획됐다.
동물의 솔직한 행동과 반응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을 자연스럽게 트이게 하고, 나아가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재적응할 수 있는 긍정적인 소통 방식을 넓혀주기 위함이다.
남상협 울산지부장은 “동물과의 교감은 자신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며 “앞으로도 보호대상자들이 정서적 안정감을 회복하고 사회 구성원으로 건강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심리치유 및 사회적응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