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공공기관 2차 이전 에너지·인공지능·금융 ‘정조준’

에너지기술평가원·석유관리원 유치로 국가 에너지산업 집적화 추진 기업은행 본점 유치해 제조업과 정책금융 연결…금융 소외 해소 기대 발전공기업 통합본사까지 겨냥…정치권·경제계와 협력체계 강화

2026-08-23     김준형 기자
울산시청 전경.
울산시가 공공기관 2차 이전을 앞두고 ‘에너지·인공지능·금융’을 결합한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관련 기관 유치를 정조준한다. 에너지 관련 기관의 집적도를 높이는 한편 IBK기업은행 본점과 발전공기업 통합본사까지 유치해 미래 성장 기반을 넓히겠다는 목표다.

23일 울산시에 따르면 시는 그동안 공공기관 유치 전담팀을 구성해 정부의 정책 동향과 이전 대상 기관을 분석하고, 기관별 특성과 울산의 산업 기반을 연계한 유치 논리를 마련해 왔다.

시는 지난 19일 김상욱 시장 주재로 공공기관 2차 이전 유치 대응 긴급회의를 열고, 비공개 실무 대응에서 적극적인 대외 유치 활동으로 대응 기조를 전환했다.

이어 20일에는 신민식 경제부시장이 국회를 방문해 지역 국회의원들에게 공공기관 유치를 위한 지원과 협조를 요청하는 등 정치권과의 공조에도 나섰다.

시는 중앙정부와 정치권, 지역 경제계의 협력을 강화하고 기관별 맞춤형 유치 논리를 구체화할 방침이다.

울산시의 유치 전략은 크게 △에너지·산업AX 관련 공공기관 △IBK기업은행 본점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등 세 분야다.

우선 에너지 분야에서는 1차 공공기관 이전을 통해 조성된 기존 산업 기반을 확장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울산에는 이미 한국동서발전과 한국석유공사, 한국에너지공단, 에너지경제연구원 등 주요 에너지 관련 기관이 자리하고 있다. 시는 여기에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과 한국석유관리원 등을 추가로 유치해 에너지 분야 공공기관의 집적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가 에너지 공급망의 주요 기능이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완결형 에너지산업 거점’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제조업의 인공지능 전환을 뒷받침할 공공기관 유치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울산시는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과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등을 유치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들 기관의 데이터·기술·정책 역량을 울산의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와 자동차·조선·석유화학 등 대규모 제조 기반에 접목하면 산업현장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고 실증하는 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제조업 전반의 데이터 활용을 확대하고 인공지능 기술을 실제 생산 공정에 적용해 지역 주력산업을 미래형 첨단산업으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IBK기업은행 본점 유치를 통해 제조업과 정책금융을 결합하는 방안도 핵심 전략 가운데 하나다.

울산시는 제조업체와 중소·중견기업이 밀집한 지역 특성을 고려할 때 기업은행 본점이 울산에 들어서면 산업현장의 자금 수요에 대응하는 정책금융 기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조선업 호황과 정부의 영남권 메가 프로젝트 추진으로 주력산업의 설비투자와 사업 전환이 확대되면서 조선·자동차 분야 중소 협력업체의 자금 수요도 커지고 있다는 점을 주요 유치 논리로 내세우고 있다.

울산시는 광역시 가운데 국책은행은 물론 시중은행 본점도 없는 금융 소외 지역이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기업은행 본점이 유치되면 지역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산업금융과 실물산업이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해 동남권 초광역경제권 구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의 발전공기업 재편 논의에 대응한 통합본사 유치전도 본격화한다.

울산시는 기존 에너지 분야 공공기관에 2차 이전 대상 기관과 발전공기업 통합본사가 더해질 경우,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기관 기능 집적화 방향에 부합하는 것은 물론 기관 간 협력 효과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국동서발전 본사가 이미 울산에 자리하고 있다는 점도 통합본사 유치를 위한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

원자력과 액화천연가스(LNG)를 비롯해 부유식 해상풍력, 수소·암모니아 등 다양한 에너지의 생산·유통 기반을 갖췄다는 점 역시 울산의 강점으로 꼽힌다.

시는 이러한 산업 기반을 활용하면 기존 발전산업과 미래에너지 기술을 연계하고, 에너지 전환 과정을 실제 산업현장에서 실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유치에 따라 산업용 전력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발전 관련 기관 유치에 유리한 조건으로 내세웠다.

김상욱 시장은 “공공기관 2차 이전은 단순한 기관 배분을 넘어 국가산업 현장의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 첨단기술과 금융을 융합하는 국가적 전환의 기회가 돼야 한다”며 “준비된 산업 기반과 울산만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해 첨단에너지·산업AX·금융이 결합된 도시로 재도약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반드시 성과를 만들어 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