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면금지’에도 ‘선’ 넘는 불법 성토, 본때 보여야

2026-08-23     강정원 논설실장

 

울주군이 두서면 내와리 폐기물 불법 매립 사태 이후 2차 피해와 추가 투기를 막기 위해 최근 지역 내 모든 영농 성토를 ‘전면 금지’하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그런데도 막상 현장에서는 대낮에 덤프트럭을 동원한 무단 성토가 버젓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지난 한 달 사이에만 4~5건이나 된다고 하니, 공권력과 주민들의 불안을 철저히 기만하는 불법 성토 업자들의 파렴치한 ‘배짱 영업’이 도를 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적발된 미호리 불법 성토 현장은 원상복구 명령과 고발 조치까지 내려진 내와리 성토장과 인접한 부지다. 심지어 토지주조차 허가한 적이 없는 땅에 업자들이 막무가내로 흙을 쏟아붓다 덜미를 잡혔다. 내와리 일대에서 1급 발암물질인 페놀과 중금속 범벅 침출수가 터져 나와 수백억 원의 혈세를 들여 행정대집행을 해야 하는 초유의 비상시국이다. 온 지역사회가 발칵 뒤집힌 와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성토 작업을 강행했다는 사실은, 이들이 법과 공권력을 얼마나 우습게 여기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불법 업자들이 행정명령을 무시하고 불법 투기를 멈추지 않는 이유는 명백하다. 적발되더라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원상복구 명령을 차일피일 미루며 얻는 부당 이득이 벌금이나 과태료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다. 50cm 이하 성토까지 원천 차단하는 등 단속망을 좁혔지만, 현장 적발이 없으면 그만이라는 식의 사각지대를 파고드는 ‘두더지식 투기’가 반복되는 이유다.

이제는 미온적인 행정 지도나 사후 단속 수준을 넘어선 ‘사법적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 울주군과 수사 당국은 단순히 현장 작업을 중단시키고 시료를 채취하는 일차원적 대응에 머물러선 안 된다. 성토 전면금지 조치를 정면으로 위반한 업자와 행위자에 대해 즉각 형사 고발은 물론, 차량과 중장비 압수 등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무관용 원칙으로 일벌백계해야 한다.

반복되는 불법 성토의 배후에는 조직적인 브로커와 원청 배출자가 도사리고 있을 가능성이 짙다. 경찰은 전담 수사력을 집중해 기존 불법 매립 세력과의 연루 여부를 끝까지 추적하고 범죄수익을 전액 환수해야 한다. 지자체의 금지령마저 짓밟는 불법 행위자들을 엄단하지 못한다면 행정의 권위는 추락하고, 농토는 영구히 멍들 수밖에 없다. ‘선’을 넘은 불법 업자들에게 법의 준엄함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각인시켜주길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