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즘] 현대차 노사 드디어 잠정합의…긴박했던 111일의 교섭
임금 인상효과 1인당 4,084만원…정년연장 법제화 시 즉시 적용 500명 신규채용·손배 213억7,000만원 철회…31일 찬반투표
2026-08-25 김귀임 기자
25일 현대차 노사에 따르면 10년만의 전면파업까지 치달았던 노사 갈등은 24일부터 1박 2일간 울산공장 동행룸에서 열린 17차 교섭에서 극적으로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며 봉합됐다. 5월 6일 노사 상견례 이후 111일만이다.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10만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급 400%, 일시금 1,270만원, 주식 15주, 복지포인트 50만원 지급이 담겼다.
노조는 이번 잠정합의에 따른 임금성 총액을 3,480만원, 임금 인상효과를 4,084만원으로 추산했다. 이는 성과급 100%를 383만원으로 계산하고, 주식 상승분을 반영한 수치다.
하계휴가비 역시 기존 8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20만원 인상하기로 했다.
다만 이번 임금 안이 작년 현대차 타결액인 기본급 10만원 인상, 성과급 450%, 일시금(격려금) 1,580만원, 주식 30주, 재래상품권 20만원과 비교했을 때 크게 오른 폭은 아니라는 업계의 평가도 있다.
오히려 노조는 ‘임금성’에 비해 별도 요구안에서 큰 성과를 나타냈다.
노사는 과거 노조 활동에서 발생한 손해배상·가압류 문제를 해결했다. 회사는 손해배상·가압류 10건, 총 213억7,000만원을 철회하는 결단을 했다. 해고자 복직 역시 시간을 더 들여 전향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또 ‘정년연장’ 부분에서도 업계를 이끌었다. 노조는 이 안에 대해 정부 ‘법제화’시 즉시 시행으로 기존 입장보다 단계를 낮췄으나, 현행 임금피크제(연차별 임금삭감)를 확대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얻어냈다. 예를 들어 65세로 정년연장이 됐을 때, 업계와 관계없이 61~63세까지 임금 인상을 적용하고, 64세는 동결, 65세는 10% 삭감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신규채용’ 부분도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노사는 2년에 걸쳐 총 500명을 신규채용하는 것에 합의했다. 2027년 200명, 2028년 300명 채용 식이다.
다만 장기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 회복은 과제로 남았다.
노조는 지난달부터 부분·전면 파업을 포함해 모두 60시간 파업을 벌였고, 생산라인은 120시간 가량 가동 차질을 빚었다. 여기다 주말 특근 거부 등까지 더해지면서, 업계가 추산한 생산 차질은 5만5,200대, 매출 차질액은 2조3,000억원 가량에 달한다.
노조는 오는 31일 조합원을 상대로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연다. 여기서 가결 시 올해 현대차 임금협상은 마무리된다.
업계에서는 작년 잠정합의안 찬성률이 52.9%로 가까스로 넘긴 점 등을 들어 최종 타결 가능성을 신중하게 보고 있다.
그럼에도 이번 잠정합의의 파장은 현대차에만 머물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 임금협상을 진행 중인 울산지역 주요 기업과 사업장들도 현대차 노사의 합의 수준과 정년연장 처리 방식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
현대차 노조와 같은 민주노총 전국금속노조 소속인 HD현대중공업 노조의 경우 25일부터 27일까지 조합원을 상대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24일엔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노사 ‘조정중지’ 결정을 받기도 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영업이익 30% 성과급 지급, 신규 인력 채용 등 현대차와 비슷한 요구안을 회사에 내민 상황이다.
한국노총 소속인 울산버스노조 역시 65세 정년연장, 퇴직금 미적립 813억원 문제를 두고 사측과 마찰을 빚고 있다. 울산지방노동위원회는 오는 27일 울산시내버스 노사를 불러 조정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울산버스노조는 25일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재적 조합원 1,691명 중 1,491명이 투표해 찬성 1,427명, 반대 64명으로 가결됐다. 찬성률은 투표자 대비 95.71%, 재적 대비 84.39%로 압도적인 수를 기록했다.
한편 현대차 관계자는 “장기간 교섭 진통과 파업으로 주주와 고객, 부품 협력사 등 수많은 이해관계자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한 마음”이라며 “노사가 더 이상의 피해 확대를 막아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어렵게 잠정합의를 이뤄낸 만큼, 하반기 생산에 총력을 다해 최고 품질의 모빌리티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