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울산 버스 손실액 102% 지원, 결국 공영제가 답
울산시가 어제 시내버스 파업을 막기 위해 새로운 재정지원 대책을 내놓았다. 올해 운송손실 지원율을 기존 97%에서 98%로 올리고, 내년부터는 손실액 전액(100%)을 보전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여기에 기존 30억원 규모의 성과지원금까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내년부터 울산시가 민간 버스업체에 쏟아붓는 실질 지원율은 손실액의 102%에 달한다. 매년 적자의 100% 가까이 메워주는 것도 모자라 손실액 이상의 웃돈까지 얹어주는 셈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노사 갈등의 뇌관인 813억원 규모의 미적립 퇴직금 문제다. 이는 민간 사업주가 경영 관리 부실로 빚어낸 채무에 해당된다. 그런데 시는 추가 지원금으로 매년 65억원씩 털어 넣어 13년에 걸쳐 시비로 갚아주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업체의 경영 실패와 부채를 시민의 혈세로 대납해 주겠다는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이다.
울산시는 수입금 공동관리 형태의 준공영제를 운영하는 전국 대부분의 특·광역시와 달리 유일하게 ‘민영제(재정지원형 민영제)’를 유지하고 있다. 시 예산으로 모든 적자와 이윤을 메워주는 준공영제와 달리 ‘부분 적자보전’ 방식을 통해 재정 부담을 줄이자는 의도였다. 그러나 실제 지원율이 98~99%에 달하는 등 사실상 ‘준공영제’ 형태다.
이런 기형적 구조 때문에 이번 시내버스 파업 강행 분위기에도 울산시는 “단체교섭의 직접 당사자가 아니다”라며 사실상 노사 자율협상에 맡겨두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막대한 혈세는 밑 빠진 독처럼 쏟아부으면서도 노선 면허권과 배차권, 경영 전반의 통제권을 여전히 민간 업체 손에 맡겨두고 있다.
한 해 1,500억원이 넘는 세금을 투입하고도 파업 위기 때마다 업계의 요구에 끌려다니고, 급기야 적자 이상을 퍼주는 땜질식 처방을 시민들이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 손실액의 102%를 시비로 메워줄 바에야, 김상욱 시장이 밝힌 바 있는 교통공사 설립은 물론 ‘완전공영제’나 엄격한 ‘노선입찰제’로 서둘러 전환하는 것이 마땅하다.
시민의 발을 볼모로 한 파업을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혈세 낭비 구조를 영구화하는 처방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울산시는 버스업계에 대한 재정 지원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대중교통의 공공성과 투명성을 담보할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길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