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울산도 실종 전수조사, 경찰 신뢰 회복 계기 돼야

2026-08-25     강정원 논설실장

 

제주에서 발생한 실종 사건의 부실 수사와 허위 종결 논란으로 경찰을 향한 국민적 공분이 커진 가운데, 울산경찰청도 최근 2년 7개월간 접수된 실종 사건 4,070건 전체를 대상으로 전수조사에 착수했다고 한다. 접수부터 현장 수색, 종결 및 해제에 이르는 전 과정을 원점에서 면밀히 들여다보겠다는 조치다. 실종자 가족의 피 말리는 고통을 외면한 ‘탁상 종결’ 의혹으로 곤두박질친 경찰 신뢰를 감안할 때, 이번 조치는 반드시 거쳐야 할 최소한의 자정 과정이다.

실종 사건에서 경찰의 골든타임 대응과 엄격한 신원 확인은 생사와 직결되는 중차대한 사안이다. 그러나 제주 사건에서 드러났듯, 제대로 된 대면 확인조차 없이 서류상으로 사건을 털어내는 행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경찰의 기본 책무를 저버린 처사였다. 현행 경찰 지침은 실종 신고 해제 시 반드시 대상자를 직접 대면하거나 이에 준하는 명확한 신원 및 안전 상태를 확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단순히 전화 통화가 됐다거나 형식적인 정황만으로 사건을 서둘러 덮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울산 지역의 경우 최근 3년간 접수된 실종 4,070건 중 종결·해제율이 98.8%(4,022건)에 달한다. 18세 미만 아동·장애인·치매환자 등 취약계층은 물론 성인 가출인 역시 98%가 넘는 높은 해제율을 기록하고 있다. 숫자상으로는 신속하고 빈틈없는 처리가 이뤄진 것처럼 보이지만, 높은 수치 이면에 혹여 현장 확인이 생략되었거나 행정 편의주의적 종결이 숨어 있지는 않았는지 냉정하게 검증해야 한다.

물론 성인 실종자의 경우 본인의 대면 거부권이나 사생활 보호 문제 등으로 인해 현장 확인에 현실적 한계가 따를 수 있다. 하지만 이를 핑계로 확인 절차를 소홀히 하거나 제도적 사각지대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 단순 가출로 치부된 사건 뒤에 범죄 피해나 위급 상황이 은폐되는 비극을 막기 위해서라도 법적·제도적 보완책과 현실적인 현장 매뉴얼이 정교하게 다듬어져야 한다.

울산경찰은 이번 전수조사를 요식 행위나 ‘면피용 점검’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 작은 절차적 미흡함이라도 가감 없이 드러내고 재발 방지책을 세우는 뼈를 깎는 자성이 뒤따라야 한다. 이번 전수조사가 실추된 경찰 신뢰를 다시 세우는 확실한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