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유망주’에서 ‘토종 에이스’로…박성웅, 울산서 다시 날다

한화 2차 2라운드 입단 후 부상·재활 끝에 2025년 방출 울산웨일즈 트라이아웃 통해 재도전…내국인 유일 선발진 안착 17경기 3승 5패·평균자책점 4.18…제구력 앞세워 활약 “100이닝 이상·팀 우승 목표…팬들 사랑에 보답하고 싶어”

2026-08-26     윤병집 기자
문수야구장에서 캐치볼을 하고 있는 박성웅.
한때 ‘미완의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달았던 왼손 투수 박성웅(28·울산웨일즈)이 다시 마운드에 섰다. 부상과 긴 재활, 방출까지 겪었지만 이제는 울산웨일즈 선발진의 한 축을 맡으며 새로운 야구 인생을 만들어가고 있다.

박성웅은 2018년 한화 이글스에 2차 2라운드로 입단하며 큰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2021년 어깨 부상 이후 팔꿈치 뼈조각 수술까지 받으면서 긴 시련이 시작됐다. 군 복무 기간에도 재활군에서 치료에 매달렸고, 한화 복귀 후에도 2군과 잔류군을 오가는 시간이 이어졌다.

박성웅은 당시를 돌아보며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계속 2군과 잔류군을 오갔다. 가장 우울했던 시기였다”고 말했다.

새로운 각오를 다지기 위해 이름도 바꿨다. 본래 이름은 박주홍이었지만 2023년 박성웅으로 개명했다. 어머니가 ‘영웅의 소리를 내라’는 의미를 담아 지어준 이름이다. 그러나 이름을 바꾼 뒤에도 몸 상태는 쉽게 회복되지 않았고, 결국 2025년 10월 9일 한화에서 방출됐다.

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지만 박성웅은 다시 도전했다. 울산웨일즈 2차 트라이아웃에 지원했고, 합격하면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기회를 잡았다.

울산에서의 변화는 분명했다. 올시즌 유일하게 선발진에 안착한 내국인 투수다.

현재 울산에서 50이닝 이상을 던진 투수는 나가(112.2), 고바야시(108.1), 오카다(72.0), 박성웅(79.2) 김도규(52.0) 5명뿐이다. 이 중 김도규는 중간 계투로만 등판했다.

지난 4월 20일 한화와의 경기에서 올시즌 첫 승을 따낸 박성웅이 이날 호흡을 함께 맞춘 포수 신지후(왼쪽)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울산웨일즈 제공
박성웅은 26일 기준 17경기 등판해 3승 5패 1세이브 71삼진 24볼넷 평균자책점 4.18을 기록하고 있다.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돌아주며 팀 상승의 한 축을 맡고 있다. 지난 20일 SSG전 등판에서 1.1이닝 7실점으로 강판되기 전에는 꾸준히 3점대 초반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박성웅은 “지금은 몸 상태가 정말 좋아졌다. 건강하게 시즌을 완주하고 싶다”며 “올 시즌 선발투수로 100이닝 이상을 던지는 것과 팀 우승이 목표”라고 말했다.

구속이 빠른 투수는 아니다. 직구 최고 구속도 138㎞/h 안팎이다. 대신 박성웅이 자신 있게 내세우는 무기는 제구력이다. 여기에 타자와의 타이밍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변화를 더했다.

그는 “인터벌(투구 간격)을 최대한 줄여서 타자가 생각할 틈을 주지 않으려고 한다”며 “기존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에 커터와 투심을 추가해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만의 투구 스타일도 조금씩 만들어가고 있다. 박명환, 정재복 투수코치의 조언과 실전을 통해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자신의 투구 메커니즘을 정립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성웅에게 울산웨일즈는 단순히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곳이 아니다. 프로에서 미처 완성하지 못했던 자신의 야구를 다시 만들어가는 무대다. 긴 부상과 재활, 방출을 거치면서 얻은 경험도 이제는 그의 무기가 됐다.

그는 “문수야구장을 늘 찾아주시는 팬들 덕분에 울산 생활이 너무 즐겁다”며 “앞으로 더 좋은 성적으로 팬분들이 주신 사랑에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