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매년 되풀이되는 울산 버스 파업 위기, 시 대책은?

2023·2024년 파업 직전 타결, 지난해에는 19시간 운행 중단 재정지원 6년 새 802억→1,519억…미적립 퇴직금 813억원 민영 운영·공적 보전 구조 손질 없으면 내년에도 갈등 반복

2026-08-27     김준형 기자
김상욱 울산시장이 27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내버스 파업 돌입 예고와 관련해 자제를 호소하고 있다. 최지원 기자
울산 시내버스 파업 위기가 해마다 반복되는 배경에는 깊은 구조적 모순이 자리 잡고 있다. 적자의 대부분은 시민 세금으로 메우지만 운영과 고용, 노사협상은 민간에 맡겨져 책임과 권한이 분리돼 있기 때문이다.

이번 임금·단체협상이 어떤 결론을 내더라도 813억원에 달하는 미적립 퇴직금과 민영 운영·공적 재정지원이 뒤섞인 구조를 손보지 않으면 파업 위기는 되풀이될 가능성이 크다.

울산 시내버스 노사는 2023년과 2024년 파업 직전까지 협상을 이어간 끝에 운행 중단을 피했다. 지난해에는 결국 105개 노선 702대가 멈춰 섰고, 파업 19시간 만에 임단협이 타결됐다. 올해도 임금과 정년 연장, 퇴직금 적립 등을 놓고 파업 카드가 다시 등장했다.

표면적으로는 노사 간 임금협상이지만 실제 합의 여력은 울산시의 재정지원 규모에 좌우된다.

울산은 전국 특·광역시 가운데 유일하게 시내버스 전면 민영제를 유지하고 있다. 민간업체가 노선과 차량, 인력을 운영하지만 적자의 대부분은 울산시가 보전한다. 업체 간 실질적인 경쟁은 제한적인 반면, 시는 민간업체 노동자의 사용자가 아니어서 법적 단체교섭 당사자도 아니다.

협상은 노사 간에 진행되지만 버스회사는 시의 지원 없이는 임금 인상과 퇴직금 적립이 어렵다고 호소한다. 노조는 재정지원 결정권을 가진 시가 문제 해결에 직접 나서야 한다고 요구한다. 돈을 부담하는 주체와 협상을 책임지는 주체가 달라 갈등 때마다 책임 공방이 반복되는 구조다.

울산시의 버스업계 적자 보전액은 2020년 802억원에서 지난해 1,402억원으로 늘었고, 올해는 1,519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현재 시는 운송손실액의 97%를 지원하고 있으며 성과지원금 30억원까지 포함하면 실질 지원율은 약 99% 수준이다.

막대한 재정지원에도 과거에 쌓인 부채는 해소되지 않았다. 지난해 말 기준 버스업체의 퇴직금 추계액은 1,115억원이지만 적립액은 302억원에 그쳤다. 미적립 퇴직금만 813억원에 달한다.

퇴직금 적립 방안은 과거 임단협에도 포함됐지만 미적립액은 계속 늘었다. 노동자 입장에서는 매년 임금을 협상하더라도 퇴직금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울산시는 올해 운송손실 지원율을 98%로 높이고 내년부터 손실액 전액을 지원하기로 했다. 추가 지원금을 퇴직금 적립에 사용해 내년부터 매년 65억원을 쌓는다는 구상이다.

813억원을 모두 해소하는 데는 약 13년이 걸린다. 현행법상 시가 민간업체의 과거 퇴직금 채무를 한꺼번에 대신 갚을 근거도 없어 시의회 조례 제정과 정부의 유권해석 등이 필요하다.

울산시는 장기적으로 교통공사를 설립해 버스공영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재정과 운영, 노사관계의 책임 주체를 공공으로 일원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교통공사를 설립해도 기존 미적립 퇴직금과 업체 부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공영제 전환에 앞서 누적 부채 처리와 고용승계, 차량·차고지 등 자산 인수 방식을 먼저 정해야 한다.

결국 시내버스 문제는 재정지원과 운영, 노사관계의 책임을 명확히 나누고 누적 부채를 해결할 장기계획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해마다 시민들은 버스가 멈출지 모른다는 불안과 다시 마주하게 된다.

김상욱 울산시장은 예고된 버스 파업을 하루 앞둔 27일 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시내버스 파업자제 촉구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내용을 설명했다.

김 시장은 “노동자 측은 파업 결정을 재고해 주고, 사측도 한 발 양보해 함께 해결책을 찾아주길 바란다”며 “시 역시 책임을 다하겠다. 노사정협의회를 상시 가동해 시내버스의 안정적 운행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