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전기료 10% 할인 실효성 ‘물음표’
“수도권보다 30% 낮아야 신규 입지·증설 영향”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조사...반도체·데이터센터 종사자 절반 응답 전력 접속·전문인력·산업생태계 결합한 유인책 마련해야
2026-08-30 김준형 기자
전력 생산지역인 울산이 차등요금제를 AI 데이터센터와 첨단기업 유치로 연결하려면 요금 인하뿐 아니라 전력 접속과 전문인력, 산업생태계를 결합한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30일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메가프로젝트가 기업을 움직이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데이터센터 업계 종사자 80명 가운데 50%는 비수도권 전기요금이 수도권보다 30% 이상 낮아져야 신규 입지나 증설 검토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답했다.
10~30%의 격차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28.7%였고, 10% 미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응답은 8.8%에 그쳤다. 전기요금만으로 입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응답은 12.5%였다.
다만 보고서는 30%를 적정 할인율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공장이나 데이터센터 이전에 따른 부지 조성, 시설 이전, 공급망 재편 비용 등을 고려하면 소폭의 요금 차이만으로 기존 입지의 장점을 포기하기 어렵다는 업계의 인식을 보여주는 수치라는 설명이다.
이는 한국전력이 지난 26일 공청회에서 공개한 지역별 차등요금 설계안과 간극을 보인다. 정부안은 울산과 경상·전라지역을 묶은 남부권의 산업용 전기요금을 ㎾h당 13~18원 낮추는 내용으로, 현행 요금 기준 최대 할인율은 약 10%다.
기존 사업장에도 할인요금이 일괄 적용되면서 연간 약 2조8,000억원으로 추산되는 재원의 상당 부분이 신규 투자와 관계없이 배분될 가능성도 있다. 보고서는 모든 사업장에 소폭의 할인을 적용하기보다 비수도권에 새로 들어서거나 시설을 증설하는 기업에 장기 요금 혜택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전기요금만으로 기업 입지가 결정되는 것도 아니었다. 입지 요소별 중요도는 전력 공급 안정성이 5점 만점에 4.15점으로 가장 높았고 전기요금이 4.04점으로 뒤를 이었다. 그러나 수도권 입지를 선택한 결정적인 이유는 전문인력 확보가 30%, 고객·수요처 접근성이 23.8%였으며 전력 공급 안정성은 3.8%에 그쳤다.
보고서는 전력이 기업 입지 검토를 위한 기본 조건이지만 최종 선택은 인력과 수요처, 산업생태계를 포함한 종합적인 경쟁력에서 갈린다며 신규·증설 투자에 대한 장기 요금 우대와 전력 접속용량·시점 확약, 인허가·정주여건 개선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