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남신항 2단계’ 돌파구 찾는다…국비 3970억·사우디 투자 모색

3970억 기반시설 ‘민자→정부 재정’ 전환 추진 9월 사우디 정부 관계자 방문 계기 아람코 투자유치 구상 정부 재정투자 확정되면 국내외 민자 유치 ‘마중물’ 기대

2026-08-31     김상아 기자
울산시는 31일 울산시청 상황실에서 김상욱 울산시장 주재로 시와 구군 간부 공무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9월 월간업무보고 회의’를 가졌다. 울산시 제공
울산시가 지지부진한 남신항 2단계 개발사업의 약 4,000억원 규모 기반시설을 정부 재정사업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다음 달 울산을 방문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관계자들을 상대로 사우디아람코의 민간투자를 유치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울산시는 31일 상황실에서 진행된 9월 월간회의에서 1조700억원 규모로 추진중인 남신항 2단계 사업 가운데 기반시설 약 3,970억원을 정부 재정사업으로 전환해 줄 것을 해수부에 건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신항 2단계는 현재 민간투자 중심으로 계획돼 있지만 대규모 초기 투자비 부담으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 관계자는 “민자부문 부담이 워낙 커 사업이 지연되는 부분이 있다”며 “3,970억원가량을 정부가 재정사업으로 맡으면 민자 유치와 사업 추진 속도가 훨씬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해수부가 해당 방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아직 정부 재정사업 전환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성사될 경우 남신항 개발의 최대 걸림돌이던 민자 부담을 상당 부분 덜 수 있을 전망이다.

김상욱 울산시장은 여기에 사우디 자본을 결합하는 방안을 주문했다.

9월 예정된 사우디 정부 관계자들의 울산 방문을 계기로 세계 최대 석유회사인 사우디아람코 측에 남신항 투자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해수부·산업부와 사전 협의를 진행하라는 것이다.

김 시장은 “정부가 기반시설까지 마련하고 사우디에서 아람코를 통해 민간투자에 참여한다면 대규모 저유시설 사업에 신속하게 들어갈 수 있다”며 관련 투자 논리를 사전에 준비할 것을 지시했다.

현재 아람코가 남신항 투자 의향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아니다. 시가 사우디 측 방문을 계기로 투자유치 구상을 구체화하는 단계다.

시는 남신항에 원유뿐만 아니라 LNG와 나프타 등 대규모 에너지 저장시설을 확충해 울산항을 동북아 에너지허브로 키운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김 시장은 울산이 가진 수소경제·수소발전·수소모빌리티 역량을 사우디와 공유하고, 반대로 사우디 측의 대규모 에너지 인프라 투자를 울산으로 유치하는 협력모델을 제시했다.

남신항 개발비를 줄일 새로운 방안도 이날 제시됐다.

남신항과 맞닿은 온산국가산업단지 이진지구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약 550만㎥의 토석을 남신항 매립재로 사용하는 방안이다.

시는 이진지구 개발과 남신항 매립공사의 시기를 맞출 경우 대규모 매립재 확보 비용을 줄여 전체 사업비 절감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남신항 개발의 첫 분수령은 결국 정부의 3,970억원 재정투자 여부가 될 전망이다. 정부 기반시설 투자라는 ‘마중물’이 확보될 경우 사우디를 비롯한 국내외 민간자본 유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