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스, SK어드밴스드 11월 흡수합병…울산 PDH 독자경영 전환
사우디·쿠웨이트와 구축 1조원 울산 PDH 합작체제 10년 만에 종료 SK어드밴스드 4년 영업손실 4676억…폐쇄 대신 법인 없애 체질개선 법인·재무·원료조달 통합…석유화학 구조개편 새 모델 ‘주목’
2026-09-01 강태아 기자
중국의 대규모 PDH 증설에 따른 프로필렌 공급과잉 등이 이번 사업재편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정부가 석유화학 생산능력 감축을 압박하는 가운데 설비를 먼저 줄이기보다 법인과 재무·원료조달 구조를 합쳐 원가경쟁력을 높이는 구조조정 방식의 구체적인 사례로 주목된다.
1일 SK가스의 회사합병 관련 주요사항보고서에 따르면 SK가스는 오는 11월 4일 울산 남구 용연로에 본사를 둔 SK어드밴스드를 흡수합병한다. 합병 이후 SK가스가 존속하고 SK어드밴스드는 법인으로서 소멸한다.
SK어드밴스드는 2014년 SK가스에서 물적분할돼 설립됐으며 2016년 울산에서 연산 60만t 규모의 PDH 공장을 상업가동했다. 출범 당시 SK가스 65%, 사우디 APC 측 자회사 AGIC 35%의 합작으로 시작했는데 2016년 쿠웨이트 PIC가 합류하면서 SK가스 45%, AGIC 30%, PIC 25%의 3자 합작체제가 완성됐다. 당시 사업에는 약 1조원이 투입됐다.
PDH는 프로판(LPG)에서 수소를 제거해 프로필렌을 만드는 공정이다. SK어드밴스드는 지난해 프로필렌 50만6,000t, 수소 1만3,000t을 생산했다.
SK가스는 지난 2월 쿠웨이트 PIC가 보유하던 SK어드밴스드 지분 25%를 인수하면서 지분율을 45%에서 70%로 높였다. 이어 사우디 APC 측 AGIC가 보유하던 지분 30%도 SK 측으로 넘어왔다.
해외 파트너와 함께 울산 PDH 사업을 키우던 합작경영에서 10년 만에 SK가스가 사업 전체를 직접 책임지는 체제로 돌아서는 것이다.
SK어드밴스드는 2022년 1,290억원, 2023년 825억원, 2024년 1,161억원, 지난해 1,4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4년간 누적 영업손실만 4,676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부채는 7,541억원, 자본은 1,851억원으로 단순 계산한 부채비율도 400%를 넘어섰다.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과 원료 가격보다 제품 가격이 먼저 오르는 시차 효과, 원료인 프로판의 가격 경쟁력에 따른 반사 수혜로 올해 1분기에는 53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잠시 흑자로 돌아서기도 했다. 하지만 S-OIL의 샤힌 프로젝트를 통해 내년초 연간 77만t 규모의 프로필렌이 생산될 예정이어서 공급 부담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SK가스가 택한 해법은 당장 울산 PDH 공장을 폐쇄하거나 생산능력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사업을 모회사 안으로 통합하는 것이다.
프로판을 조달·공급하는 SK가스와 이를 원료로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SK어드밴스드를 한 회사로 묶어 금융비용과 중복 운영비를 낮추고, 시황에 따라 원료 조달과 생산을 보다 유연하게 결정하겠다는 구상이다.
SK어드밴스드 직원 92명도 기존 근로조건을 유지해 원칙적으로 SK가스가 승계하기로 했다.
해외 합작지분 정리에서 100% 자회사화, 흡수합병으로 이어지는 이 같은 움직임은 울산 석유화학 구조개편이 생산능력 감축뿐 아니라 법인·재무·밸류체인을 다시 묶어 원가와 재무 경쟁력을 높이는 방식으로도 진행되는 사업재편의 한 방식임을 보여준다.
한편 합병 승인을 위한 이사회 예정일은 오는 10월 1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