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하경 시인, 두 번째 시집 ‘시온에서 길을 잃다’ 출간

상실과 기억, 여성의 삶과 동시대 감각 담아

2026-09-02     고은정 기자
시온에서 길을 잃다
엄하경 시인(본명 엄미경)이 두 번째 시집 『시온에서 길을 잃다』(한국문연)를 펴냈다.

지난 2019년 첫 시집 『내 안의 무늬』에서 삶의 상흔을 선명한 언어로 드러냈던 엄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기억과 상실, 여성의 삶, 동시대 사회를 바라보는 감각을 풀어낸다.

표제작 「시온에서 길을 잃다」는 낙동강 하굿둑 아래 흐르지 못한 물길과 사라진 철새, 자취 없이 사라진 시온 섬의 풍경을 통해 돌아갈 수 없는 시간과 잃어버린 청춘의 기억을 불러낸다.

시집은 총 4부로 구성됐다. 「광복동, 1980」, 「호모 마스쿠스」, 「AI 전성시대」 등 시대 감각을 담은 작품과 「슬도의 저녁」, 「태화 오일장」, 「암각화, 고래」, 「대왕암」, 「간절곶 편지」 등 울산의 장소성이 배어 있는 시편들이 실렸다.

김효숙 문학평론가는 엄 시인의 시에 대해 “기교나 수사보다 순결성과 정직함이, 아이 같은 감수성으로 작고 연약한 대상을 만나는 투명한 마음이 살아 있다”고 평했다.

엄하경 시인은 부산에서 태어나 2003년 격월간 『시사사』로 등단했다. 첫 시집으로 『내 안의 무늬』가 있으며, 현재 한국작가회의와 한국시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시집은 2026년 울산문화관광재단 예술창작활동 지원금을 받아 출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