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인정한 신불산 생태가치…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새 변수’
연구서 78.2% OECM 가능면적…삵·담비 등 보호종 서식 기록 탐방객 늘며 식생·서식지 교란 우려에도 장기 모니터링은 ‘공백’ 낙동강청 “직접 중첩 없어도 OECM 고려 가능”…새 환경변수 부상 울주군, 7월 행정심판 낙동강청 답변서 받아 반박자료 준비 중
2026-09-02 김상아 기자
특히 환경영향평가 ‘재검토’로 멈춰선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사업이 행정심판을 통해 재추진을 모색하는 가운데 환경당국이 향후 사업 재협의 때 OECM 등재를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 관광 활성화와 생태 보전의 양립이 새 과제로 떠올랐다.
2일 산림청 등에 따르면 국립신불산자연휴양림 1,013.1㏊가 광릉숲, 국립신시도·운문산·황정산자연휴양림 등과 함께 세계 보호·보전지역 데이터베이스(WDPCA, World Database on Protected and Conserved Areas)에 OECM(Other Effective Area-based Conservation Measures)으로 공식 등재됐다. 지난 5월 한국보호지역 통합데이터베이스(KDPA, Korea Database on Protected Areas)에 OECM으로 이름을 올린 데 이어 4개월 만이다.
OECM은 국립공원처럼 법정 보호지역은 아니지만, 실질적인 관리를 통해 생물다양성 보전에 장기간 기여하는 지역을 인정하는 국제적 보전수단이다. 국제사회가 2030년까지 전 세계 육상·내수면·연안·해양의 최소 30%를 효과적으로 보전하자는 ‘30×30’ 생물다양성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주요 수단 중 하나다.
신불산의 높은 보전가치는 앞선 연구에서도 확인됐다. 국립한국농수산대학교와 국립수목원 연구진이 올해 3월 발표한 연구에서 공간분석 대상 1,295만2,276㎡ 가운데 기존 보호지역과 중복되는 면적을 뺀 1,013만1,352㎡가 OECM 등록 가능면적으로 분석됐다. 전체의 78.2%다.
현장 식물상 조사에서는 관속식물 143분류군과 가시오갈피·말나리·개족도리풀·태백제비꽃 등 희귀식물이 확인됐다. 기존 자연환경조사 자료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삵과 담비를 비롯해 포유류 16종, 조류 46종의 서식 기록도 담겼다.
연구진은 높은 생태가치와 함께 관리상 한계도 지적했다. 탐방객 증가에 따른 토양·식생 교란 가능성이 있지만 이를 정량적으로 추적할 장기 모니터링 체계가 구축돼 있지 않고, 특정 생물종이나 서식지를 장기간 보전하기 위한 관리계획도 명확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국제등재는 행정심판이 진행 중인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사업에도 새로운 환경적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지난해 12월 케이블카 환경영향평가에 ‘재검토’ 의견을 냈다. 당시 높은 생태·자연도와 핵심 생태축 단절, 법정보호종 서식환경, 지질·경관 문제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됐다.
낙동강청 관계자는 “OECM이 생태나 환경적인 가치를 더 높이는 부분으로 지정된 것이라면 추후 사업이 협의로 들어올 경우 그 부분도 같이 고려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OECM 등재지역과 케이블카 노선이 직접 겹치지 않더라도 환경성 검토에서 완전히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환경영향평가는 사업구역뿐 아니라 사업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주변지역까지 살핀다는 게 낙동강청의 설명이다.
다만 OECM 국제등재 자체가 케이블카 설치를 직접 제한하는 새로운 법적 규제는 아니다.
울주군은 현재 행정심판 대응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7월 낙동강청의 답변서를 받은 뒤 재검토 사유를 항목별로 반박하기 위한 자료를 마련 중이며, 정리가 끝나는 대로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추가 서면을 제출할 계획이다.
결국 케이블카 재추진 과정에서는 기존 재검토 사유를 해소하는 것을 넘어 관광객 증가가 신불산 생태계에 미칠 장기적 영향을 어떻게 관리하면서 국제적으로 인정된 보전가치를 유지할지가 또 하나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