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신구·박근형”…울산 객석도 일으켜 세웠다
[공연리뷰] 연극 ‘베니스의 상인’ 울산문예회관 이틀간 1740명 관람 공연 끝나자 커튼콜 기립박수·환호 서울 ‘회전문 관객’까지 울산행 대구·울산·이천 전국 단 3곳 투어 지역 맞춤형 연출 뜨거운 호응
2026-09-06 고은정 기자
울산문화예술회관은 지난 4일 오후 7시 30분과 5일 오후 2시 대공연장에서 연극 ‘베니스의 상인’을 무대에 올렸다. 공연 훨씬 전부터 로비에는 관객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포토존 앞에서는 삼삼오오 사진을 찍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금요일 저녁 열린 4일 1회차 공연에는 2층 객석도 절반 이상 관객으로 채워졌으며, 이틀간 회당 870명씩 모두 1,740명이 공연을 관람했다.
이번 공연은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오늘의 감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샤일록은 돈을 갚지 못한 안토니오에게 계약서대로 살 1파운드를 요구하지만, 그 역시 베니스 사회에서 멸시받아 온 인물로 그려진다. 공연은 이 갈등을 통해 차별과 복수, 법과 자비의 문제를 묻는다.
울산 공연은 공연장 조건에 맞춰 도입부 연출도 달라졌다. 국립극장에서 선보인 서울 공연에서는 어둠이 내려앉은 무대 위 공중 장면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면, 울산에서는 출연진들이 객석 통로에서 우르르 등장해 무대로 올라가며 관객의 시선을 단숨에 끌어당겼다.
무대는 희극적인 장면과 재판 장면의 긴장감을 오가며 관객을 끌어당겼다. 장면마다 객석에서는 웃음과 탄성이 터졌고, 세트와 조명, 무대 전환도 작품의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살렸다. 특히 샤일록 역의 박근형은 차별과 모욕을 견뎌 온 인물의 복합적인 감정을 묵직하게 풀어냈고, 신구는 베니스의 공작 역으로 재판 장면에 무게를 더했다.
공연이 끝난 뒤 커튼콜에서는 대부분의 관객이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객석에서는 “역시, 신구다. 역시, 박근형이다”라는 감탄도 나왔다. 배우들이 하나둘 무대 위로 다시 나와 인사하자 객석 곳곳에서는 환호와 박수가 이어지며 울산 공연의 열기를 실감하게 했다.
관객 한영순 씨(70·울산 남구 문수로)는 “7월에 예매해놓고 공연 날만 손꼽아 기다렸다”며 “원로 신구, 박근형 배우의 연기와 열정에 정말 놀랐다. 신구 배우는 많은 장면에 나오진 않았지만 대사를 치는 것만 봐도 뚜렷하고 잘하더라. 이 시대 최고의 배우들”이라고 말했다.
‘베니스의 상인’은 앞서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되며 주요 예매처 연극 부문 월간 예매 순위 1위에 오르는 등 흥행작으로 주목받았다. 서울 공연의 열기를 이어 지방 공연 문의도 잇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투어는 대구와 울산, 이천 세 곳에서만 선보인다.
울산문화예술회관 관계자는 “이번 작품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규모에 맞춰 연출된 대형 연극이라 지방 투어 자체가 쉽지 않았고, 공연 비용 부담도 컸지만 타 지역 대비 합리적인 티켓 가격으로 울산 시민들을 만났다”며 “서울에서 공연을 여러 차례 본 이른바 ‘회전문 관객’들이 울산 공연장을 찾을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