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구, 석유·가스공사 통합본사 유치경쟁 벌써 격화

정부 통합 방침에 두 도시 잇단 본사 유치 공식화 울산, 산업·비축·항만·공공기관 집적성 부각 대구, 공급망 컨트롤타워·조직 규모 우위 중점

2026-09-06     김준형 기자
정부가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신민식 울산 경제부시장이 지난 4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석유공사와 가스공사의 본사 위치로 울산이 최적지임을 강조하고 있다. 울산시 제공
울산과 대구가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를 합친 가칭 ‘에너지자원공사’ 본사를 놓고 벌써부터 유치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울산은 ‘에너지 산업 집적성’을, 대구는 한국가스공사의 ‘규모·공급망 통제’ 기능을 앞세우고 있다.

울산시 신민식 경제부시장은 정부의 통합 방침 발표 다음날인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고 본사의 울산 유치를 공식 선언했다. 이어 대구시도 6일 한국가스공사를 중심으로 기관을 통합하고 본사를 대구에 둬야 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울산시는 통합의 중심을 국가 에너지 공급망을 실질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산업 기반에서 찾아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통합 공사의 목적이 석유와 천연가스의 탐사·개발·비축·도입 기능을 한데 묶어 국가 에너지 안보 역량을 높이는 데 있는 만큼 실제 에너지가 들어오고 저장·활용되는 현장과 가까워야 한다는 것이다.

울산에는 국가 석유비축기지가 운영되고 있으며 북항 에너지터미널에서는 액화천연가스(LNG)와 석유제품의 저장·공급이 이뤄지고 있다. 시는 관련 기능을 남항으로 확대해 울산신항 일대를 동북아 에너지 저장·거래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석유와 가스를 실제로 대량 소비하는 산업 기반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주장한다. 조선·자동차·정유·석유화학 등 에너지 다소비 산업이 밀집해 있고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등 새로운 대규모 전력 수요도 예정돼 있어 에너지 정책과 산업 수요를 곧바로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래 에너지 전환 분야에서 역시 울산이 수소와 암모니아, 부유식 해상풍력, 탄소포집·저장(CCS) 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에너지 운송과 해외 자원 협력 기반도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꼽고 있다.

울산에는 한국석유공사를 비롯해 한국에너지공단과 한국에너지경제연구원, 한국동서발전 등 에너지 공공기관이 집적돼 있다. 이에 에너지 정책·연구기관과 산업 현장을 통합 공사 본사와 연결하면 협업은 물론 정책을 산업 현장에 적용하는 속도도 높일 수 있다고 울산시는 보고 있다.

반면, 대구시는 한국가스공사의 기관 규모 우위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결산 기준 한국가스공사의 직원은 4,305명으로 한국석유공사 1,456명의 약 3배다. 자산은 한국가스공사가 53조6,278억원, 한국석유공사는 19조4,442억원이다. 매출액도 각각 35조7,273억원과 3조1,365억원으로 차이가 난다.

또 한국가스공사 본사를 중심으로 전국 단위 천연가스 도입·비축·공급·운영 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전략·기획·통제 기능을 담당할 통합 공사의 본사는 기존 공급망 관리체계를 보유한 대구가 적합하다는 것이다.

전국 5,346㎞의 천연가스 주 배관과 445개 공급관리소를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중앙통제소가 있다는 점을 핵심 근거로 들었다. 이미 구축된 국가 가스 공급망의 컨트롤타워에 석유 기능을 추가하면 통합 공사의 조기 안정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한국가스공사를 통해 구축한 전국적인 공급망 운영 경험과 조직의 연속성도 강조하고 있다. 통합 과정에서 기존 체계를 최대한 활용해야 비용 부담을 낮추고 국가 에너지 수급 관리의 공백도 막을 수 있다는 논리다.

대구는 2013년 세계에너지총회와 2022년 세계가스총회를 개최하며 쌓은 국제 에너지 네트워크를 강점으로 제시하고 있다. 교통·교육·의료 등 통합 공사 임직원을 수용할 수 있는 정주 여건도 갖췄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