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바로 옆인데 배 못 띄운다”…울산시, 태화강 보트하우스 입지 재검토

김상욱 시장, 현장점검서 재검토 주문 강까지 10~15m 진수시설 설치 애로 유속·수심·보행 안전 문제까지 걸림돌 이전 땐 기존 부지 주차장 환원…2~3층 입체화도 검토

2026-09-06     김상아 기자
김상욱 울산시장은 지난 4일 울산 남구 무거동 1312-1번지 일원에서 조정·카누 보트하우스 건립 추진 상황을 보고받고 현장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이수화 기자
울산시가 태화강 국가정원 남구 일원에 추진 중인 조정·카누 보트하우스의 입지를 다시 검토한다.

태화강과 바로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남산로 문화광장 부지를 선정했지만 실제 경기정을 강으로 내리기 위한 진수시설 설치가 쉽지 않은 데다 유속과 수심, 보행자 안전 문제까지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경기정·카누 등 보관사업비 41억 규모

김상욱 울산시장은 지난 4일 태화강 국가정원 남구 일원을 현장점검하고 남구 무거동 1312-1번지 일원에 계획된 조정·카누 보트하우스의 입지를 재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시는 현재 남산로 문화광장에 지상 2층, 연면적 약 1,000㎡ 규모의 보트하우스를 건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1층에는 조정 경기정 30대와 카누 15대 등 모두 45대를 보관하고 교육장과 화장실 등 관련 편의시설을 갖추는 계획이다. 이날 현장보고에서는 건립비가 약 41억원 수준으로 제시됐다.

당초 이 부지를 선택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태화강과 가깝다는 점이었다.

현 부지에서 태화강까지 거리는 10~15m 정도다. 그러나 보트하우스에서 경기정을 곧바로 강으로 내리기 위해서는 별도의 경사형 진수시설 등을 설치해야 한다.

국가하천에 시설을 설치하는 만큼 관계기관과의 협의도 거쳐야 한다. 특히 현장에서는 집중호우 때 빨라지는 유속과 좁은 산책·자전거도로에 따른 안전 문제 등이 함께 제기됐다.

진수시설을 설치하지 못할 경우 보트하우스의 입지 효율성도 떨어진다.

경기정을 보트하우스에서 꺼낸 뒤 다시 차량에 실어 별도의 진수지점으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조정·카누 이용구간까지 접근하기 위한 수심과 이동동선 문제도 추가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담당 부서에서는 현 부지를 고집하기보다 태화강에 직접 접근하기 쉬운 다른 강변지역을 찾는 방안을 제시했다.

김 시장도 “다른 제3의 장소를 알아보는 게 낫지 않겠느냐”라며 입지 변경 검토를 주문했다.

사업이 아직 초기 단계라는 점에서 입지 변경에 따른 매몰비용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는 지난해 11월 건축기획 용역에 착수했으며 이달 용역을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현재까지 집행된 용역비는 약 1,100만원이 전부다.

입지가 변경되면 기존 남산로 문화광장 부지의 세부 활용계획도 일부 조정될 전망이다.

해당 부지는 약 1만8,000㎡ 규모로 시가 목조전시장·전망대 등 국가정원 연계시설과 주차공간 등을 함께 조성하기 위해 약 360억원을 들여 확보했다.

이후 보트하우스 계획이 추가되면서 당초 주차공간이 일부 축소됐는데, 보트하우스가 다른 곳으로 옮겨질 경우 해당 공간을 다시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국가정원 근로자 쉼터·샤워실·관리시설 함께 검토

이날 현장에서는 향후 방문객 증가에 대비해 평면주차장을 2~3층 규모로 입체화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태화강 국가정원 관리 근로자를 위한 휴게시설도 함께 검토하기로 했다. 현재 국가정원에는 100명이 넘는 현장 인력이 근무하고 있지만 국가하천 구역이라는 특성 때문에 둔치 내 샤워실과 휴게시설 등을 설치하는 데 제약이 있다.

김 시장은 주차공간을 입체화하면서 근로자 쉼터와 관리시설을 함께 넣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또한 이번 보트하우스 입지 재검토를 계기로 사업 추진 전 관계기관 협의를 강화할 것도 주문했다.

김 시장은 “강변 사업을 할 때는 관계기관과 충분히 사전 조율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사업 종료 시점과 변수, 다른 사업과의 연계, 중앙부처나 관계기관의 요구사항을 사전에 반영해 예산이 매몰비용으로 낭비되는 것을 최소화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울산시는 보트하우스의 기능과 태화강 접근성, 안전성 등을 다시 검토해 대체 입지를 찾고 기존 남산로 문화광장 부지의 주차·관리시설 활용방안도 구체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