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소리] 모두의 성평등, 울산의 일상을 바꾸는 힘
성별 제약 없이 누구나 동등 ‘양성평등’ 가치 女 자유롭게 일하고…男 자연스런 돌봄 참여 선택·가능성 존중…지역사회 문화 확산 기대
매년 9월 1일부터 7일까지는 양성평등주간이다. 올해 울산시는 ‘모두의 성평등, 더 넓고 더 깊게’라는 메시지로 시민들과 양성평등의 의미를 나누고 있다.
양성평등이라고 하면 아직도 여성만을 위한 정책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양성평등은 어느 한쪽을 우대하는 것이 아니다. 성별 때문에 일과 돌봄, 직업과 경력, 사회참여의 기회가 제한되지 않고 누구나 자신의 능력과 선택에 따라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산업도시 울산의 현장을 보면 이러한 변화는 이미 시작되고 있다.
자동차와 조선, 플랜트 등 울산의 주력산업 현장에는 생산과 기술, 관리와 안전을 담당하는 여성들이 있다. 선박 안에서 보온재를 시공하는 숙련기술자부터 자동차 부품 생산관리자, 플랜트 현장의 산업안전 인력까지 여성들은 울산 산업을 함께 만들어가는 당당한 주체로 자리 잡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변화는 더욱 중요하다. 자동차·조선·석유화학 중심의 울산 산업이 AI와 미래모빌리티, 친환경에너지 등 미래산업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성별에 관계없이 능력 있는 인재가 새로운 산업과 직무에 도전하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은 울산의 미래 경쟁력과도 직결된다.
울산시는 여성의 취업 기회를 넓히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경력을 이어가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힘쓰고 있다. 올해 양성평등주간에 개최한 ‘2026 울산 여성 일자리페스타’에서도 기업과 여성 구직자를 연결하고 AI·로봇·XR·VR 등 미래산업과 새로운 직무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그러나 양성평등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여성이 더 자유롭게 일하려면 남성도 더 자유롭게 돌볼 수 있어야 한다.
일과 돌봄을 둘러싼 우리 사회의 문화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여성의 경제활동과 남성의 돌봄 참여는 더 이상 특별한 선택이 아니다. 육아휴직을 활용해 아이의 성장 과정을 함께하는 아빠들이 늘어나고, 울산의 기업과 공공기관에서도 남성의 돌봄 참여가 일상적인 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숫자에서도 이런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국가데이터처의 육아휴직통계에 따르면 울산의 출생아 아빠 육아휴직 사용률은 2023년 6.6%에서 2024년 8.1%로 상승했다. 아직 더 나아가야 하지만, 일과 돌봄을 함께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는 의미 있는 신호다. 울산시도 이에 발맞춰 누구나 일과 돌봄을 조화롭게 이어갈 수 있는 가족친화적인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
경력을 이어가면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누리고, 일과 돌봄 사이에서 보다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삶. 성별이 삶의 가능성을 정하지 않고 각자의 선택이 존중받는 일상, 그것이 우리가 만들어가고자 하는 양성평등이다.
이러한 문화는 기업의 경쟁력과도 연결된다. 성별에 관계없이 능력 있는 인재가 성장하고 육아휴직과 유연근무를 편하게 활용할 수 있는 일터는 좋은 인재를 끌어들이고 오래 일하게 하는 힘이 된다. 여성이 일하기 좋고 남성이 돌봄에 참여하기 좋은 기업은 결국 모두가 일하기 좋은 기업이다.
양성평등의 가치는 일터와 가정을 넘어 지역사회 전체로 이어져야 한다. 누구나 안전하고, 가족의 모습이 달라도 존중받으며, 일자리와 산업, 교통, 주거, 안전, 복지 등 시정의 모든 영역에서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도시가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울산의 모습이다.
양성평등은 누군가의 몫을 줄여 다른 누군가에게 주는 것이 아니다. 성별 때문에 제한됐던 선택과 가능성을 모두에게 더 넓혀주는 것이다.
여성이 더 자유롭게 일하고 성장하고, 남성이 더 자연스럽게 돌봄에 참여하며, 누구나 자신의 능력과 선택을 존중받는 울산. ‘모두의 성평등, 더 넓고 더 깊게’. 이 메시지가 양성평등주간의 구호에 머물지 않고 시민의 삶 속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울산시는 일과 가정, 기업과 지역사회 곳곳에서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꾸준히 만들어 나가야겠다. 고경수 울산시 여성가족청소년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