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에너지공사 본사, 기관·산업 집중된 울산이 최적지

2026-09-06     강정원 논설실장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를 통합하는 매머드급 공기업, 가칭 ‘에너지자원공사’의 출범을 앞두고 울산과 대구시가 유치전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 에너지 안보 역량을 강화하고 미래 에너지 대전환을 선도해야 할 통합 공사의 본질적 역할을 감안하면, 답은 명확하다. 에너지의 도입부터 저장·가공·소비, 나아가 정책·연구 기능까지 완벽한 생태계를 갖춘 울산이 통합 공사 입지의 최적지다.

  대구시는 울산의 석유공사를 압도하는 자산 규모와 인력, 이미 구축된 천연가스 운영체계 등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통합 공사의 핵심 목표는 석유와 천연가스의 탐사·개발부터 비축·도입까지 전 주기를 묶어 국가 에너지 공급망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있다. 컨트롤타워가 실제 에너지 물류와 산업 현장과 유리된다면 현장 대응력과 시너지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울산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에너지 산업의 심장부다. 국가 석유비축기지가 상시 가동 중이며, 북항 에너지터미널을 통해 액화천연가스(LNG)와 석유제품의 저장·공급이 숨 가쁘게 이뤄지고 있다. 향후 남항까지 기능을 확장해 동북아 에너지 저장·거래 거점으로 도약하려는 청사진도 이미 실질적으로 작동하고 있다. 에너지 물류의 흐름을 바꿀 북극항로의 주요 기점이 바로 울산이다.

  더욱이 울산은 정유·석유화학, 조선, 자동차 등 에너지 다소비 주력 산업이 밀집해 있는 최대의 ‘에너지 소비 거점’이기도 하다. 최근 급증하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전력·에너지 수요처까지 맞물려 있어, 정책 수립과 실제 산업 수요를 지척에서 연계·검증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도시다. 여기에 수소·암모니아, 부유식 해상풍력, 탄소포집·저장(CCS) 등 신재생 에너지 및 탄소중립 분야에서도 전국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현장 실증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무엇보다 울산 혁신도시에는 정책 수립(에너지경제연구원)과 제도 집행(에너지공단), 자원 확보 및 발전(석유공사·동서발전), 그리고 이를 소비·적용하는 거대 산업 벨트가 하나의 클러스터로 연결돼 있다. 통합 공사의 본사가 울산에 자리 잡아야만 정책 기획부터 산업 현장 적용까지 원스톱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공기업 통합과 본사 배치는 지역 안배나 기존 기관의 덩치 비교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 울산에 에너지공사 본사가 들어서는 것이야말로 국가적 실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순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