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2억 탕진”…울산 청소년 141명 사이버도박 자진신고

본인 직접 신고 125명…보호자 신고 16명 중·고교생 137명…4명은 학교 밖 청소년 용돈 요구하다 가족 폭행까지 이어져

2026-09-07     정수진 기자
울산에서 청소년 141명이 사이버도박을 자진신고한 가운데, 한 청소년은 2년간 2억원을 도박에 쓰고 가정폭력까지 이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캔바 이미지
울산에서 최근 3개월여간 사이버도박에 빠진 청소년 141명이 경찰에 자진신고했다. 이 가운데는 2년간 도박을 하며 2억원을 쓴 사례도 확인됐다.

경찰청은 청소년 사이버도박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5월 18일부터 8월 31일까지 전국적으로 ‘청소년 사이버도박 자진신고 기간’을 운영한 결과, 총 1,777명의 신고를 접수했다고 7일 밝혔다.

울산에서는 같은 기간 141명이 자진신고했다. 신고자 가운데 청소년 본인이 직접 신고한 경우가 125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보호자가 신고한 경우도 16명 있었다.

학교급별로는 고등학생이 75명으로 가장 많았고, 중학생 62명, 학교 밖 청소년 4명으로 집계됐다. 도박 유형은 카지노(바카라·슬롯 등)가 137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스포츠토토는 4건이었다.

전국적으로도 신고자의 84.5%(1,501건)가 청소년 본인이었고, 학교급별로는 고등학생이 963명(54.2%), 중학생이 813명(45.8%)으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초등학생도 1명 포함됐다.

신고 계기는 학교전담경찰관(SPO)의 교육·홍보가 1,183명(66.6%)으로 가장 많았고, 인터넷·포스터 등 홍보 매체 243명(13.7%), 친구 등 주변 권유 180명(10.1%), 학교의 홍보·안내 110명(6.2%) 순이었다.

자진신고 청소년의 평균 연령은 15.5세였으며, 평균 도박 기간은 10개월, 평균 도박금액은 300만원이었다. 카지노형 도박이 전체의 95.9%로 나타났다.

특히 울산에서는 도박으로 인한 가정 내 갈등이 폭력으로 이어진 사례도 확인됐다.

한 어머니가 “아들이 용돈을 요구하며 폭행한다”고 112에 신고하면서 경찰이 학교전담경찰관(SPO)을 통한 면담에 나섰고, 그 과정에서 청소년의 상습적인 도박 사실이 확인됐다. 해당 청소년은 2년간 2억원을 도박에 사용한 것으로 파악돼 자진신고를 했으며, 이후 부산울산도박문제예방치유센터와 병원 정신과에 연계됐다.

경찰은 자진신고가 접수되면 학교전담경찰관과 전문상담사가 초기 면담을 진행해 도박 문제의 정도를 파악하고, 필요할 경우 전문기관의 치유 프로그램으로 연계한다. 이후 도박금액과 반성 태도, 치유 프로그램 이수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도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선처 여부를 결정하고 사후관리도 진행한다.

전국적으로는 초기 면담을 마친 1,504명 가운데 1,430명(95.1%)이 전문기관에 연계됐다. 치유 프로그램을 이수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효과 분석에서는 도박문제 선별척도 평균 점수가 프로그램 전 4.81점에서 이후 2.22점으로 2.59점 낮아졌다.

치유프로그램 이수한 청소년 222명 중 147명은 훈방됐고 19명은 즉결심판에 넘겨지는 등 166명이 선처됐다. 나머지 56명은 입건·송치됐다.

경찰은 면담 과정에서 확인한 불법 도박사이트 주소 464개의 폐쇄·삭제를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에 요청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번 자진신고 기간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10월까지 제도의 효과성을 분석하고, 청소년과 학부모, 현장 경찰관, 상담사 등의 의견을 수렴해 향후 제도 운영 여부와 시기·방법을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