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바닷물·땀으로 전기 생산…UNIST, 초소형 수분 발전기 개발
에너지화학공학과 고현협 교수팀 성과 물 3μL만으로 최대 45시간 전압 출력 가로 5㎜·세로 7㎜ 손톱보다 작은 크기
2026-09-09 정수진 기자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고현협 교수팀은 물속 양이온의 농도 차를 유도해 장시간 직류 전기를 생산하는 초소형 박막 수분 발전기를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일반적인 수력발전은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떨어질 때의 낙차로 터빈을 돌리는 반면, 연구팀이 개발한 초소형 발전기는 물속 양이온의 농도 차로 전압을 만들어 발전한다.
양이온의 농도 차를 만들기 위해 발전기 박막 속에 한쪽으로 갈수록 폭이 좁아지는 물 통로가 만들어지도록 설계됐다. 통로 벽은 물속에서 음전하를 띠는 맥신과 셀룰로스 나노섬유로 이뤄져 있는데, 통로가 좁아질수록 양이온이 통로 벽의 인력에 영향을 더 받아 좁은 구역의 양이온 농도가 넓은 구역보다 높아지는 원리다.
발전기의 박막은 켜켜이 쌓인 맥신 나노시트 사이사이에 셀룰로스 나노섬유가 들어가 있다. 한쪽 끝은 물을 잘 빨아들이는 셀룰로스 나노섬유가 부풀어 오르고, 반대쪽 끝은 테이프로 눌러 부풀지 못하게 한 구조다. 이 덕분에 물을 넣으면 반대쪽으로 갈수록 폭이 좁아지는 물 통로가 만들어진다. 또 박막 내부의 나노통로를 따라 물이 빠르게 퍼지는 모세관 현상이 일어나고, 켜켜이 쌓인 통로들에 순차적으로 물로 채워지면서 이온 이동 현상이 지속될 수 있다.
이 박막 발전기 하나의 크기는 가로 5밀리미터(㎜), 세로 7밀리미터로 손톱보다 작고, 실제 전기를 만드는 박막 두께도 15마이크로미터(μm)에 불과하지만, 단 한 번 3마이크로리터의 물만으로 20시간 이상 전압을 유지하고 최대 약 45시간 동안 전압을 출력해 낼 수 있다.
유연한 구조와 얇은 두께 덕분에 발전기를 여러 층으로 쌓을 수 있으며, 실제 2개 층으로 쌓은 단위 소자 48개를 직렬로 연결해 디지털시계를 직접 구동할 수 있었다.
또 수돗물·바닷물·땀 등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액체로 전력 생산이 가능했다.
이번 연구는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나상윤 박사와 정건영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고현협 교수는 “밀폐한 상태에서도 장시간 전압을 유지할 수 있는데다 얇고 유연하며 여러 층으로 쌓아 충분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만큼 웨어러블 전자기기뿐만 아니라 소형 센서, 분산형 전자기기 등 다양한 자가발전 전원 기술로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과학기술분야 기초연구 사업,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의 창의형 융합연구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광주과학기술원(GIST)의 InnoCORE 프로그램의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