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실률 전국 1위’ 울산 지식산업센터…규제 완화로 숨통 트이나
680실 중 204실 입주…공실률 64.6% 전국 평균의 약 4배…미분양률 54.4% 정부, 입주업종 확대·준주택 전환 허용 오피스텔 전환 등 활성화 가능성 ‘주목’
2026-09-10 심현욱 기자
10일 찾은 중구 혁신도시 내 세영이노세븐 지식산업센터. 지난해 총 680실 가운데 입주한 곳이 204실에 그치며 공실률 70%에 달했던 이곳은 여전히 사무실 대부분이 비어있는 모습이었다. 일부는 문 앞으로 우편과 고지서 등이 잔뜩 쌓여 오랜 기간 사람의 발길이 끊어진 듯 보였다.
산업부가 지난 5월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 전국 준공 지식산업센터 중 조사에 응답한 1,056곳의 평균 공실률은 16.6%, 미분양률은 9.0%로 집계됐다. 특히 2023~2025년 준공된 153곳만 놓고 보면 공실률이 43.5%, 미분양률은 26.9%까지 치솟았다.
울산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조사에 포함된 울산지역 지식산업센터 5곳의 평균 공실률은 64.6%, 미분양률은 54.4%로 나타났다. 공실률은 관련 통계가 집계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았으며 전국 평균의 약 4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센터 관계자 “울산의 경우 수도권과 달리 지식산업센터 자체가 많지 않은 데다 단독으로 대규모 센터가 들어서면서 주변 상권 형성에도 어려움이 있다”며 “과거라면 대형 업무시설 주변에 은행이나 여행사, 사무용품점 등 관련 시설이 함께 들어섰겠지만 비대면·디지털 전환으로 이 같은 업종 자체가 감소하면서 기존 방식만으로 건물을 채우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울산시도 공실을 줄이기 위해 입주기업의 임차료나 분양 대출이자를 지원하고 있다. 올해 관련 국·시비 예산 5억2,000만원이 중구에 교부됐으며 입주기업은 조건에 따라 최대 3년간 임차료 또는 대출이자의 일부를 지원받을 수 있다.
그러나 재정지원에도 높은 공실률이 이어지자 결국 정부는 ‘지식산업센터 공실 대책 및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가장 큰 변화는 입주업종을 ‘포지티브’ 방식에서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이다.
현재는 제조업과 한국표준산업분류상 지식산업 76개, 정보통신산업 19개 등 법령에 열거된 업종을 중심으로 입주가 허용된다. 이런 이유로 실제 업무 성격은 첨단산업이라도 산업분류상 광고서비스업이나 창고업 등으로 분류되면 입주가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
정부는 산업집적법 시행령을 개정해 앞으로 사행·유해시설이나 폐수·소음·악취 등 환경부담 업종, 위험물 저장·처리시설 등 일부 제한업종을 제외하면 원칙적으로 모든 업종이 입주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공실 공간을 주거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길도 넓어진다.
정부는 미분양·공실률이 높은 지식산업센터의 오피스텔 등 준주택 전환을 지원하기로 했다. 일반공업지역의 기존 지식산업센터 등을 오피스텔로 전환할 수 있도록 2027년까지 한시적으로 입지규제를 완화하고, 30㎡ 미만 오피스텔로 바꿀 경우 추가 주차장 설치 의무도 한시적으로 면제한다.
세영이노세븐 역시 제도적으로는 오피스텔 등으로의 용도 전환을 검토할 수 있게 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구분해 적용하는 사업도 있지만 용도 전환 자체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구분하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울산에 있는 지식산업센터도 제도적으로 오피스텔 전환을 검토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울산시는 입주업종 완화와 함께 향후 공공기관 2차 이전 과정에서도 빈 지식산업센터를 활용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전 대상 공공기관이 자체 청사를 마련하기 전 선발대 등의 임시 사무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정부가 방향성을 제시한 만큼 법령 개정이 빠르게 이뤄지는 것이 우선”이라며 “입주 제한이 실질적으로 풀리면 지금보다 공실률이 완화될 가능성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