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태화강국가정원 풍경 위에 꽃·나비·별 피어올라

[이슬로 작가 개인전 ‘LITTLE PIECES’ 오프닝] 꼴라보꼴라쥬 개관기념 11월 1일까지 현장 토크·윈도 드로잉 퍼포먼스 선봬

2026-09-13     고은정 기자
개막식에서 이슬로 작가는 갤러리 한쪽 통창 앞에 서서 흰색 물감으로 즉흥적인 선을 그려나갔다.
태화강국가정원이 내려다보이는 갤러리 창문 위로 나비와 꽃, 별이 피어났다.

이슬로 작가 개인전 ‘LITTLE PIECES’ 오프닝이 지난 11일 울산 중구 꼴라보꼴라쥬에서 열렸다. 이번 전시는 꼴라보꼴라쥬 개관기념 초대전으로 마련됐으며, 오는 11월 1일까지 이어진다.

이날 오프닝에서는 작가와의 현장 토크와 함께 윈도 드로잉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위아래 흰 옷을 입은 이슬로 작가는 갤러리 한쪽 통창 앞에 서서 흰색 물감으로 즉흥적인 선을 그려나갔다. 태화강국가정원의 푸른 풍경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창 위에는 작가 특유의 캐릭터와 꽃, 나비, 별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냈다. 드로잉 작품은 창밖 풍경과 어우러져 밝고 경쾌한 분위기를 더했다.

현장을 찾은 30여 명의 관객들은 작가의 손끝을 숨죽여 바라봤다. 붓이 지나가는 자리마다 작은 표정과 생명체들이 생겨났고, 갤러리 창은 전시장 밖 풍경과 작품이 겹쳐지는 또 하나의 화면이 됐다. 평소 꽃과 별, 열매 등을 자주 그려온 작가의 작업 세계가 태화강국가정원의 풍경과 자연스럽게 맞닿는 순간이었다.

이슬로 작가. 꼴라보꼴라주 제공
정윤지 ubc울산방송 DJ와 함께 한 현장 토크에서 이슬로 작가는 “울산에는 제2회 울산아트페어를 계기로 인연이 됐다. 이 공간이 주는 에너지와 바깥 풍경, 그리고 꼴라보꼴라주라는 이름까지 제 작업과 잘 연결된다고 느꼈다”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일상의 작고 사소한 순간들이 모여 하나의 세계가 된다는 믿음에서 출발한다. 작가는 거창한 사건보다 평범한 날의 조각들, 무심코 지나치는 감정과 기억을 회화로 풀어낸다.

작품 속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로(L)’는 작가의 본명 ‘이슬’에서 스스로 붙인 이름이자 작가 세계를 이끄는 분신 같은 존재다. 작가는 “특정한 의미로 닫혀 있지 않기 때문에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존재”라고 설명했다. 또 “작품을 감상하며 지금 자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함께 생각해보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개막식에서 이슬로 작가는 갤러리 한쪽 통창 앞에 서서 흰색 물감으로 즉흥적인 선을 그려나갔다.
전시장에는 ‘LITTLE PIECES’ 연작을 비롯해 ‘Somewhere unknown’, ‘Friends Friends’, ‘ONE’ 등 작가의 대표적인 시각 서사가 담긴 작품들이 소개된다. 밑그림 없는 즉흥적인 붓질과 풍부한 색감, 자유롭게 변주되는 캐릭터들은 천진하면서도 다정한 분위기를 전한다.

이슬로 작가는 “별은 꿈이나 이상을 의미하지만, 별만 쫓다가 발아래 있는 꽃과 열매를 놓칠 수 있다”라며 “작품 속 작은 요소들을 관람객들이 천천히 발견해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