팸플릿도 일회용품도 없었다…선바위공원서 펼쳐진 ‘야생예술인의 하루’
‘울산민족예술제 도깨비난장’ 성료 공연·문학·미술·환경 어우러진 참여형 친환경 생태축제로 꾸며져
2026-09-13 고은정 기자
㈔울산민족예술인총연합이 마련한 ‘2026 제22회 울산민족예술제 도깨비난장’이 지난 12일 울주군 선바위공원 일원에서 열렸다. 올해 행사는 ‘야생예술인의 하루’를 주제로, 예술과 환경, 역사, 시민 참여가 어우러지는 친환경 생태축제로 꾸며졌다.
이날 오후 찾은 선바위공원은 공연장과 체험부스, 숲속 쉼터가 자연스럽게 이어진 축제장이었다. 유모차를 끌고 나온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행사장 곳곳을 둘러봤고, 시민들은 벤치와 돗자리, 나무의자와 테이블에 앉아 숲과 예술을 함께 즐겼다.
행사장 끝에서는 문학위원회의 북콘서트가 한창이었다. 송은숙 작가의 진행으로 윤창영, 엄하경, 나정욱, 장하영 작가 등이 무대에 올라 책과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장하영 작가는 “요즘 책을 잘 안 읽는 시대이지만, 책을 혼자 읽지 말고 다 함께 읽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쪽에서는 작가들의 책 나눔과 삼행시 짓기도 이어졌다.
무대에서는 음악위원회의 ‘우리가 노래하는 이유’ 공연이 펼쳐졌다. 추동엽, 김민경 씨 등이 함께한 공연은 선바위공원의 초가을 분위기와 어우러져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미술행동 ‘우리 만나고 있습니다’도 눈길을 끌었다. 김희련 작가는 뜨개바느질 작업을 통해 5·18의 아픔을 표현하며 예술이 기억과 연대의 방식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이번 축제는 ‘제로 웨이스트’를 주요 운영 방향으로 삼았다. 행사장에서는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고 다회용기를 반납하는 방식으로 먹거리 부스가 운영됐으며, 별도 종이 행사팸플릿도 제작하지 않았다. 셀프비빔밥, 떡마을, 깨비다방 등 먹거리 공간도 친환경 운영 방식과 맞물려 축제의 취지를 살렸다.
두 아들과 축제를 방문한 김영주 씨(울주군 범서읍)는 “아이들과 산책하러 나왔다가 공연도 보고 체험도 할 수 있어 좋았다”라며 “일회용품을 쓰지 않는 축제라 선바위공원 분위기와도 잘 어울린다”라고 말했다.
김교학 울산민예총 이사장은 “이번 도깨비난장은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창작정신을 지켜온 예술인들의 삶과 예술을 시민들과 함께 나누는 자리”라며 “선바위공원의 자연 속에서 예술과 환경, 역사가 어우러진 난장을 만들고자 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