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울산포럼 방향성, 산업 실증으로 이어져야

2026-09-13     김진영 뉴스룸 국장

 

지난 주말 울산 제조업의 인공지능 전환 방향을 모색한 ‘2026 울산포럼’이 열렸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울산포럼에서는 제조 AX와 시민의 삶, 예술을 아우르는 ‘AI시티 울산’이 미래상으로 제시됐다. 숙련인력의 퇴직과 산업재해 위험, 글로벌 경쟁 심화라는 복합 위기 속에서 인공지능을 울산 산업의 새로운 돌파구로 삼자는 제안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포럼에서 나온 구상을 산업 현장의 실증 단계로 끌어올리는 일이다.

이번 포럼의 관심은 어느때보다 컸다. 김상욱 울산시장이 집무실을 울산전시컨벤션에 임시로 차릴만큼 관심을 보였고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1박2일간 울산에서 일정을 소화했다. 그런 만큼 이번 포럼에서 제시된 기술과 사례는 충분히 구체적이었다. SK에너지 울산CLX의 ‘AI 듀얼 브레인’과 안전·보건·환경 통합관제, 고위험 작업을 대신하는 4족 보행 로봇, 설비 자율제어를 지원하는 머신 AX 등이 공개됐다. 현장 엔지니어의 경험과 판단을 데이터로 전환하고 AI와 로봇을 공정 운영과 설비 관리에 투입하는 ‘피지컬 AI’는 울산 제조업의 생산성과 안전성을 함께 높일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다.

그러나 일부 대기업의 성공 사례만으로 울산 산업 전체의 AI 전환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와 조선, 석유화학은 물론 부품·소재와 중소 협력업체까지 참여할 수 있는 공동 실증체계가 필요하다. 특히 기업들이 축적한 데이터를 일방적으로 내놓도록 요구해서는 지속 가능한 플랫폼을 만들기 어렵다. 기업이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에 직접 참여하고, 그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 사업모델부터 마련해야 한다.

울산시가 추진한다는 산업별 AI 실증·검증센터도 선언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대상 업종과 입지, 사업비, 국비 확보 방안조차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산업별로 해결해야 할 현장 과제를 발굴하고 기업·대학·연구기관·근로자가 함께 기술을 적용한 뒤 성과와 위험을 검증하는 실행계획을 서둘러 내놓아야 한다. 규제특례와 전문인력 양성, 산업별 소형 언어모델 개발과 제조데이터 플랫폼 구축도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

울산은 공정기술과 제조데이터가 집적된 대한민국 대표 산업도시다. 새로운 기술을 실제 공장에 적용하고 검증하는 데 이보다 좋은 조건을 가진 도시도 드물다. 울산포럼에서 제시된 다양한 미래비전이 현장의 변화로 이어질 때 울산은 비로소 대한민국 산업 AX의 중심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