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특집] 교육의 경계 허문 울산과학대, 전문대 혁신모델 ‘우뚝’

조선 설계·제과제빵 등 산업 현장 캠퍼스 내 구축 개방형 교육 모델 한국 2년+미국 2년 ASU 연계 과정 헝가리 산학협력 글로벌 진출 확대 AI 졸업필수제·STEP 6천여 콘텐츠 재직·성인학습자까지 교육대상 확장

2026-09-20     신섬미 기자
울산과학대학교 동부캠퍼스 전경.
울산과학대학교(총장 조홍래)가 교육의 대상과 방법을 동시에 넓히며 전문대학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재학생 중심에서 벗어나 은퇴자·경력단절 여성·지역 재직자까지 범위를 넓히고,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교(ASU)와 헝가리 대학·기업 등으로 글로벌 산학협력을 강화하며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조선 설계부터 제과제빵까지…지산학 협력 영토 확장

울산과학대는 지난 2월 울산시, HD현대이엔티와 협력해 동부캠퍼스에 1,746㎡ 규모의 ‘개방형 설계센터’를 열었다. 이곳에는 조선 설계 협력사 14개 기업의 임직원 100명이 입주해 실제 업무를 수행 중이다. 센터는 공간 제공을 넘어 재학생, 은퇴자, 경력단절 여성 등을 위한 AI·DX 기반 교육과 ‘AI 활용 선박 사양 검증 어시스턴트 개발’ 등 재학생·재직자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기술 실증과 인재 양성을 병행하고 있다. 설계기술 데이터랩 형태로 산업체의 설계 문제 해결·품질개선·기술 실증을 지원하고, 소기업·1인기업의 입주도 돕는다.

울산과학대학교 동부캠퍼스 1층에 개소한 F.A.B. Lab.
이어 지난 7월에는 조리·식품·유통 등 비공학 분야로 영역을 넓힌 ‘F.A.B. Lab(Future Artisan Bakery Lab)’을 동부캠퍼스 아산체육관 1층에 개소했다. 울산시, 지역 기업인 랑콩뜨레, 60헤르츠와 함께 구축한 이 시설은 지역 재료를 활용한 제과제빵 상품화와 원재료 구매부터 유통까지 전 공정의 AI·DX 기반 전환을 목표로 한다. 호텔조리제빵과를 비롯해 공학·디자인·세무 계열 등 다학제적 참여로 개방형 캠퍼스 모델의 범주를 넓혔다는 평가다.

STEP 도입으로 재직자·성인 학습자까지 교육 확대

울산과학대는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온라인평생교육원의 ‘스마트 직업훈련 플랫폼(STEP)’ 학습관리시스템(LMS) 정규 분양 대상 기관으로 선정되며 평생직업교육 체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TEP 도입을 통해 검증된 6,000여개의 직업훈련 콘텐츠를 즉시 확보했다. 일례로 ‘화공설비안전공학’ 교과목의 경우 STEP의 이론 콘텐츠를 선행학습으로 활용하고, 대면 수업에서는 반응기 폭주 등 고위험 상황을 VR(실감형) 콘텐츠로 실습하는 연계 수업을 진행한다. 대학 측은 STEP 기반 교육 인원을 2026년 700명에서 2029년 1,500명까지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디지털 전환(AI·DX) 전략의 일환으로 2026학년도 입학생부터 ‘AI 교과목 이수 졸업필수제’를 전격 도입한다. 22개 학과에 24개 ‘X+AI 소단위전공제’를 신설해 전공 맞춤형 AI 교육도 시행한다. 앞서 지난 3월에는 울산시, 울산대학교, AWS, 업스테이지와 AI 인재 양성 및 인공지능 전환 가속화를 위한 공동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한국 2년 + 미국 2년’ 4년 통합 교육

지난 8월 동부캠퍼스에서는 조홍래 총장을 비롯해 국내 5개 전문대학 총장단과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교(ASU) 비닐 스탈리 학장, 이주호 교수(전 교육부장관 및 사회부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협약식 및 초청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협약은 미국 제조업 현장의 심각한 전문 기술 인력난을 해소하고 국내 전문대학의 교육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협약에 따라 도입되는 교육과정은 ‘국내 2년 + 미국 ASU 1년 + 미국 현지 기업 1년’으로 이어지는 4년 통합형 모델이다. 학생들은 국내에서 전공 기초 및 실습 훈련을 받은 뒤 ASU의 온라인 교육과 현지 심화학습을 거쳐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서 인턴십 및 현장실무(OJT)를 이수하게 된다. 협력 분야는 반도체 공정·패키징과 배터리를 시작으로 스마트 매뉴팩처링, 피지컬 AI 등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울산과학대학교는 주헝가리 대한민국 대사관의 지원으로 지난 6월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Korea Day’ 행사에서 K-컬처와 K-직업교육을 알렸다.
울산과학대학교가 추진하는 헝가리 산학·학술 교류 및 글로벌 파트너십 관련 헝가리 현지를 방문했다.
헝가리와 손잡고 K-컬처·K-직업교육 확산

또 헝가리를 거점으로 유럽 현지 대학 및 진출 기업들과 다각적인 교육·산업 협력을 펼치며 글로벌 교육 역량을 입증하고 있다.

울산과학대는 주헝가리 대한민국 대사관의 지원으로 지난 6월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Korea Day’ 행사에서 K-컬처와 K-직업교육을 알린 데 이어 이차전지·미래모빌리티 분야의 현지 진출 기업(에코프로BM·삼성SDI·LG마그나)과 연계한 글로벌 인턴십, 외국인 기술교육, K-뷰티 교육 등 국제 교류를 적극 추진해 왔다.

특히 지난 8월에는 ‘울산과학대-데브레첸대-에코프로BM’ 3자 협력을 통해 양 대학 재학생의 공동 학습 및 현장실습, 취업 연계 프로그램을 한 달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나아가 ‘LG마그나-미슈콜츠대’, ‘삼성SDI-오부다대’와도 협력 모델 확대를 위한 협의를 진행하는 등 산학 연계망을 넓히고 있다.

박철민 주헝가리 대사는 “울산과학대는 유럽 지역에서 한국의 우수한 직업교육과 첨단산업 역량을 소개하는 민간 외교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캠퍼스·세계로의 확장, S등급·우수 취업률로 화답

이처럼 캠퍼스 내 첨단 실습 인프라 구축과 글로벌 산학협력을 바탕으로 2025년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 성과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S’ 등급을 획득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혁신 성과는 취업 지표로 증명되고 있다. 교육부·한국교육개발원의 취업통계에 따르면 울산과학대는 2024년 75.1%의 취업률을 기록해 울산·부산·경남·제주 지역 대형 전문대학(졸업생 1천 명 이상) 중 2위에 올랐다. 이는 전국 전문대학 평균을 3%포인트 웃도는 수치다.

취업의 질을 나타내는 2024년 4차 유지취업률 역시 80.5%를 기록해 전문대학 평균(75.7%)을 크게 앞섰다. 실제로 올해 졸업 후 SK하이닉스에 입사한 반도체공학과 최재혁 씨는 “재학 중 클린룸과 포토리소그래피 등 현장과 동일한 환경에서 실습하며 경쟁력을 키웠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울산과학대학교 조홍래 총장.
■ 조홍래 총장 “지역에서 세계로…혁신 교육 대학 완성”

조홍래 총장은 “개방형 설계센터와 F.A.B. Lab으로 캠퍼스에 현장을 들이고, ASU·헝가리와의 협력으로 교실을 세계로 넓혔다. 교육 대상과 무대를 동시 확장하는 것이야말로 대학이 지역·산업·세계와 함께 성장하는 길이다. 여기에 STEP 플랫폼까지 더해 재학생과 지역 주민 누구나 최신 직무 역량을 익히는 환경을 완성했다. 2025년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 ‘S등급’ 달성에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도 혁신 교육으로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대학이 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