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까지 만들었는데 예산은 0원…야외근로자 ‘기후보험’ 제동
국고 보조사업 심사 두 차례 ‘부적격’ 내년 정부안 반영 불발 시범사업 차질 김기현 의원 “정부, 안일 대응” 질타
2026-09-20 백주희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남구을) 의원은 20일 기후에너지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2027년도 기후보험 시범사업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기후보험 시범사업이 국고 보조사업 적격성 심사에서 두 차례 ‘부적격’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최근 폭염에 따른 작업 중단이 건설 일용근로자 등 야외근로자의 소득 감소로 이어지면서 대책 마련 필요성이 제기됐고, 국회는 지난달 26일 기후보험의 제도적 기반을 담은 ‘기후위기 적응 및 회복력 강화에 관한 법률안’을 본회의에서 의결했다.
이에 기후부는 내년부터 공공건설근로자 등 야외근로자 약 1만3,300명을 대상으로 폭염 등에 따라 근로가 중단될 경우 하루 5만원씩 최대 14일간 소득 일부를 보전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2027년도 예산으로 보험사업비 47억원과 운영 및 성과관리 연구비 3억원 등 총 50억원을 요구했다.
그러나 기획예산처의 국고 보조사업 1차 적격성 심사에서 ‘사업 필요성 및 효과성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발의 단계에 있는 법령만으로 사업의 법적 근거가 확보됐다고 보기 어렵고, 보험금 지급이 ‘무노동 무임금’ 원칙과 충돌할 가능성 등이 지적됐다.
기후부는 이후 관련 입법 동향과 야외근로자 대상 보험 도입 필요성, 국고 보조율 산정 근거 등을 추가로 소명해 2차 심사를 요청했지만 또다시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와의 협업 및 책임 체계가 불명확하고, 사업 대상과 로드맵을 보다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기후부는 지난해 예산 편성 과정에서도 관련 사업비 100억원을 요구했지만 준비 부족 등을 이유로 연구용역비 3억원만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기후보험 필요성에 정부와 국회가 모두 동의해 국회에서 법적 기반을 마련했지만, 정작 정부는 두 차례나 부적격 판정을 받으며 사업계획 수립에 소홀했다”며 “국회에서 법이 통과되었으니 당연히 예산을 줄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에서 비롯된 문제인데, 특히 지난해에도 같은 일이 반복되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