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라도 응원하려고”…울산 출신 문정현·유현 형제 부모 ‘기적의 직관’

숙소도 티켓도 없이 경기 보러 나고야행 취소 객실·농구 팬 티켓 양보 극적 우연 울산서 성장한 형제가 나란히 태극마크 아시안게임 농구 12년 만의 ‘골드’ 합작

2026-09-21     심현욱 기자
문정현(25·수원 KT)·문유현(21·안양 정관장) 형제와 부모 문부용·박영희 씨. 문부용·박영희 씨 제공
12년 만에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금메달을 목에 건 울산 출신 문정현(25·수원 KT)·문유현(21·안양 정관장) 형제의 부모가 숙소와 티켓 없이 무작정 일본으로 향했다가 극적으로 아들들의 우승 순간을 지켜본 사연이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

21일 남구에 따르면 문 형제의 부모인 박영희 남구도시관리공단 주임과 문부용 전 남구청 정보통신계장(현 울산시 정보보호팀장)은 결승전인 20일 새벽 일본 나고야행 비행기에 올랐다.

당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농구 결승전 티켓은 이미 매진이었고, 인근 숙소도 동난 상태였다. 하지만 “경기장 밖에서라도 아들들에게 기를 불어넣어 주겠다”라는 부모의 간절함이 이들을 무작정 일본으로 이끌었다.

도착 직후부터 우연이 겹쳤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눈에 보이는 호텔에 들어간 부부는 “마침 방금 취소된 방이 하나 있다”라는 직원의 말에 간신히 짐을 풀 수 있었다. 이어 이들의 애틋한 사연을 전해 들은 한 농구 팬이 극적으로 티켓 2장을 양보하면서 부부는 경기장 관중석에 앉을 수 있었다.

부부의 응원 속에 문 형제는 지난 20일 열린 결승에서 일본을 꺾고 2014년 인천 대회 이후 12년 만에 한국 남자 농구에 금메달을 안겼다.

어머니 박씨는 “두 아들이 결승을 뛰는데 무조건 가야 한다고 남편을 설득했다”라며 “우연을 거쳐 아들들의 우승을 직접 보게 돼 운명처럼 느껴진다. 아들의 중요한 경기를 보러 다니다 보니 연차를 많이 써서 동료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 티켓을 구해준 팬에게 깊이 감사드린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문 형제는 울산에서 고등학교까지 졸업하며 농구선수의 꿈을 키웠다. 타지 진학 대신 고향에 남아 지역 후배들의 본보기가 되기를 바랐던 부모의 뜻이 컸다.

문씨는 “타지로 보내기보다 울산에서 농구를 하면서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되고 울산의 자부심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었다”라며 “울산시민들이 국가대표로 뛰는 두 아들을 앞으로도 많이 응원해 주셨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임현철 남구청장은 이날 축전을 통해 “개최국 일본을 꺾고 아시아 정상에 오른 쾌거 뒤에는 공직자로 소임을 다하며 아들을 훌륭하게 키워낸 두 분의 헌신이 있었다”라며 “세계 농구 역사를 새로 쓴 형제의 동반 금메달을 거듭 축하한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