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시내버스 공영제, 전면 전환보다 ‘단계적 공공통제’ 제시

이용객 지속 감소 작년 재정지원 1813억…9년 새 6.8배 ↑ ‘정밀진단→공공통제 강화→시범운영→확대’ 4단계 로드맵 노선권·회계 관리 강화 뒤 비수익·복지·간선축부터 시범운영 도시공사 활용 모델 검증…교통공사 설립·공영제 확대도 검토

2026-09-21     김준형 기자
‘시내버스 공영제 도입의 방향과 과제’ 시민토론회가 열린 21일 울산시의회 회의실에서 패널들이 공영제 전환의 비용과 효과, 노선계획과 배차조정 등에 대해 토론을 하고 있다. 최지원 기자
울산 시내버스 공영제 도입 방식으로 민간 운수업체를 한번에 인수하는 전면 전환보다, 노선과 재정에 대한 ‘공공의 통제력’을 먼저 확보한 뒤 시범노선을 거쳐 적용 범위를 넓히는 안이 제시됐다.

울산시는 21일 시의회 회의실에서 시민과 교통전문가, 운송업계·노동계·시민단체 관계자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내버스 공영제 도입의 방향과 과제’ 시민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서는 울산의 여건과 구조를 고려할 때 전면 공영제를 즉시 도입하기보다 노선권과 수입금, 회계정보 등 핵심 운영 권한을 단계적으로 공공 영역으로 가져오는 현실적 대안이 제안됐다.

김승길 울산연구원 연구위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울산에서는 25개 운수업체가 191개 노선에서 버스 949대를 운행했다. 하루 평균 이용객은 21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버스 이용객은 2016년 하루 30만7,000명에서 지난해 21만1,000명으로 감소했지만, 울산시의 재정지원 규모는 같은 기간 265억원에서 1,813억원으로 6.8배 증가했다. 이 가운데 적자노선 재정지원은 74억원에서 1,402억원으로 18.9배 늘었다.

현행 재정지원형 민영제는 민간업체가 노선권과 수입금, 운영정보를 보유한 상황에서 운행 적자를 울산시가 보전하는 구조다. 재정 투입은 계속 늘어나지만 시가 노선을 조정하거나 서비스 수준을 관리할 수 있는 권한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공영제 논의의 초점도 단순히 재정지원금을 얼마나 늘릴 것인지가 아니라, 공공이 버스 운영을 어느 수준까지 관리하고 책임질 것인지에 맞춰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 연구위원은 울산형 공영제의 기본 방향으로 ‘단계적 공공통제 강화’를 제안했다. 공영제의 성패는 운영 주체를 민간에서 공공으로 바꾸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노선권 확보 △전문 운영조직 구축 △재정 투명성 강화 △서비스 성과관리 △지역 여건에 맞는 단계적 추진에 달려 있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인 추진 절차로는 ‘정밀진단-공공통제 강화-시범노선 운영-확대·제도화’의 4단계 로드맵이 제시됐다.

1단계에서는 현재 재정지원과 운송원가를 분석하고 노선권·자산·노사체계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인다. 관련 법·제도와 쟁점을 검토하고 시민과 운수업계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도 수렴한다.

2단계에서는 수입금과 회계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서비스 평가·성과관리 제도를 도입한다. 표준운송원가 산정과 재정지원 방식도 손질해 시의 관리·감독 기능을 실질적으로 강화한다.

3단계에서는 비수익·복지·간선축 가운데 시범노선을 선정해 공기업형 부분 운영모델을 적용한다. 울산도시공사를 운영 주체로 활용하는 방안이 예시로 제시됐다. 시범운영을 통해 재정부담과 서비스 개선 효과를 분석하고 울산형 공영제 모델의 실효성을 검증한다는 구상이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시범노선 평가 결과를 토대로 공기업형 부분 공영제나 완전 공영제 확대 여부를 결정한다. 관련 조례를 제·개정하고 안정적인 재정구조와 중장기 노선·환승체계를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버스 30대 이상을 확보하면 별도의 울산교통공사를 설립하는 방안도 예시로 거론됐다.

특히 공영제 전환에 필요한 비용만 따질 것이 아니라 현행 민영제를 유지할 때 들어갈 재정지원금과 서비스 개선 효과를 같은 기준에서 비교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노선권과 영업권 보상, 차량 구입 또는 임차 등에 드는 초기 투자비와 향후 인건비·정비비·관리조직 운영비도 장기적으로 추계해야 한다.

오상혁 세종도시교통공사 교통사업처장은 울산의 현행 적자보전형 민영제가 재정지원에도 불구하고 업체의 경영 자립과 노동자의 고용안정을 모두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장기적으로 완전공영제를 목표로 삼되 △공익·취약·신설 노선의 공기업 직영 △경영이 어려운 민간업체의 순차적 인수 △전체 노선의 지방공기업 운영 전환 순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