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또 테트라포드 추락…실효적 안전망 구축해야
울산 동구 슬도방파제에서 지난 휴일 음주 상태로 낚시를 하던 50대 남성이 테트라포드 사이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경과 소방당국의 신속한 공조 덕분에 신고 접수 12분 만에 구조됐지만, 자칫 인명 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슬도방파제를 비롯해 방어진항, 나사리 등 울산 연안 전역에서 해마다 반복되는 테트라포드 실족 사고를 줄일 실효적인 안전망 구축이 필요해 보인다.
‘바다의 블랙홀’로 불리는 테트라포드는 해조류와 물보라로 인해 표면이 극도로 미끄러울 뿐 아니라, 구조물 높이가 수 미터에 달해 한 번 틈새로 빠지면 자력 탈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콘크리트 깊은 곳은 거센 파도 소리에 구조 요청이 묻히고 전파마저 끊겨 골든타임을 놓치기 십상이다. 더욱이 이번 사고처럼 이른 아침이나 심야 시간대 음주 낚시, 단독 출조가 맞물릴 경우 치명적인 사고로 직결된다.
현행 항만법과 연안사고예방법은 고위험 테트라포드 구역 진입 시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관계 당국 역시 안전 펜스와 경고 현수막을 설치해 두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여전히 월담과 틈새 진입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단순히 ‘출입 금지’ 팻말을 걸어두고 간헐적 순찰에 의존하는 소극적 대응만으로는 낚시객들의 안전 불감증을 차단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방증이다.
이제는 방파제 안전 관리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지자체와 해경, 항만 당국은 사람이 넘어가기 힘든 고강도 물리적 차단 시설을 전면 보강하고, 사각지대를 메울 지능형 CCTV와 원격 경고 방송 시스템을 조속히 확충해야 한다. 취약 시간대 순찰 주기를 좁히는 것은 물론, 무단 침입과 음주 낚시에 대한 무관용 과태료 부과 등 엄정한 법 집행이 뒤따라야 마땅하다.
동시에 ‘풍선효과’를 고려한 정밀한 접근도 요구된다. 무조건적인 전면 통제는 자칫 낚시객들을 안전시설조차 없는 외진 갯바위나 더 위험한 고립 구역으로 내몰 수 있다. 위험도에 따라 출입통제구역을 합리적으로 지정·관리하되, 안전성이 검증된 내항 구간에는 난간과 인명구조함을 촘촘히 보강해 안전한 친수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아울러 낚시객들도 구명조끼 착용과 2인 이상 동행, 음주 금지라는 기본 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