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10년 물류 청사진에 ‘북극항로’ 담는다…‘에너지 관문’ 도약 모색

시, 제5차 물류기본계획 수립 용역 추진 북극항로 현황·문제점·세부모델 등 검토 울산항, 에너지 중심 북방물류 거점 육성 구상

2026-09-29     김준형 기자
울산시가 2028~2037년 물류정책의 장기 방향을 담을 제5차 물류기본계획에 북극항로 전략을 새 과제로 반영해 울산항을 에너지 중심 북방물류 거점으로 육성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사진은 울산항 전경. UPA 제공
울산시가 향후 10년의 물류정책 방향을 정할 장기 기본계획에 ‘북극항로’ 전략을 담는다. 북방 해상물류를 활용해 울산항을 ‘에너지 중심 관문’으로 키우려는 시의 구상이 정부 정책과 연계한 지역 물류정책의 토대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29일 울산시에 따르면 2028년부터 2037년까지 10년 단위의 ‘제5차 울산광역시 물류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추진한다. 용역은 계약 후 1년간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계획은 국가물류기본계획과 조화를 이루고, 국내외 물류정책과 산업환경의 변화 및 지역적 특성을 반영해 울산 물류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장기 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것이다. 또 기존 제4차 계획의 추진 실적을 평가하고 산업구조와 물동량 변화 등을 반영해 새 목표와 단계별 추진 과제를 마련한다.

눈에 띄는 새 과제는 ‘북방물류(북극항로) 상용화 기반 구축’이다. 시는 북극항로 운항의 현황과 문제점을 살펴보고, 기본방향과 개선방안, 세부 추진모델과 활성화 지원 방안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정부도 국가물류기본계획에 북방물류 관련 내용을 담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울산이 에너지 분야의 북방물류 거점이 될 가능성이 큰 만큼 이와 연계한 계획을 수립하겠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울산항은 에너지 화물을 다루는 항만인데다, 배후에는 이와 관련한 정유·석유화학 산업과 조선업이 자리 잡고 있다. 북극항로를 이용하는 선박에 단순히 기항 장소를 제공하는 데서 나아가 화물 하역과 연료 공급, 선박 정비 등을 연계할 수 있을지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구상은 올해 들어 여러 차례 논의됐다. 올해 초 출범한 ‘울산항 기반 북극항로 시대 선도 전담 추진단’에서는 울산항의 에너지 중심 관문 역할과 에너지·벌크화물 중심의 단계적 접근 방안을 검토했다. 또 참여 기관을 통관·에너지·조선·금융 분야로 넓히고 친환경 연료 급유, 조선·정비 연계, 민간 참여 사업 모델 등을 논의했다.

해양수산부·부산시·경남도 등과 맺은 남부 해양수도권 공동 투자유치 협약에서도 울산시는 친환경 선박연료 급유와 에너지 물류·거래 기반을 확충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부산의 해운·물류 기능, 경남의 제조 역량과 울산의 에너지 항만 기능을 연계한다는 구상이다.

대외 협력 가능성도 모색하고 있다. 김상욱 울산시장은 최근 울산을 방문한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대사에게 북극항로 시대에 대비한 울산항의 동북아 에너지 거점 구상을 설명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실제 상업운항이 이뤄지면서 북방 해상물류를 활용할 울산항의 역할은 이미 검증단계에 들어섰다. 네덜란드 해운선사 로열 바겐보그 소속 선박이 이달 8일 캐나다 북극 제도를 지나는 북서항로를 통과해 울산항에 기항한 데 이어, 22일에는 같은 선사의 티버보그호가 울산 남신항에 들어왔다. 티버보그호는 광석 1만2,000t을 하역하고 저유황 선박연료 230t을 공급받았다.

다만 이들 선박이 이용한 북서항로는 러시아 북쪽 연안을 지나는 북동항로와 다른 길이다. 북서·북동 두 항로를 아우르는 북극항로가 주목받는 것은 기후변화로 여름철 북극해의 얼음이 줄어든 데다, 쇄빙선과 내빙 선박의 운항 기술이 발전하면서 선박이 지날 수 있는 해역과 시기가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번 용역에선 진장·삼남 물류단지의 적정성과 정비 필요성을 살피고, 도로·철도·공항·항만의 연계 방안도 검토한다. 산업 현장의 화물 운송뿐 아니라 시민 생활과 관련된 물류 여건, 사업별 재원 마련 방안도 계획에 담을 예정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이번 물류기본계획에서 새롭게 추가 검토되는 분야는 북방물류”라며 “국가가 세우는 기본계획에도 북방물류에 대한 부분이 있어 그 방향성을 맞춰야 하고, 시 역시 울산항의 북극항로 중심항 도약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