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희토류 수출통제, 울산의 공급망을 다시 살펴볼 때

中 통제 장기화 희토류 공급 위기 자동차·조선 핵심 소재 산업 위태 공급망 점검·대응 역량 강화 시급

2026-09-30     김은영 울산연구원 경제동향분석센터 전문위원·국제지역학박사
김은영 울산연구원 경제동향분석센터 전문위원·국제지역학박사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4월 희토류 7종과 관련 제품에 수출허가제를 도입한 데 이어, 10월에는 통제 품목과 기술, 제3국 거래까지 규제를 확대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이후 미·중 무역협의에 따라 추가 조치의 시행을 2026년 11월 10일까지 유예했지만, 기존 4월의 수출통제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지난 9월 24일 워싱턴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당초 11월 10일 종료 예정이던 무역휴전을 두 달 연장하기로 했다. 그러나 희토류 공급 문제에 대해서는 뚜렷한 해법이 나오지 않았다. 

 미국 백악관은 회담 이후 양국이 희토류와 핵심광물의 공급 부족 문제를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밝혀, 이번 정상회담에도 희토류 공급망 문제가 주요 현안으로 남아 있음을 보여줬다.

 희토류가 주목받는 이유는 높은 중국 의존도에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4년 중국은 세계 자석용 희토류 정제의 91%, 소결 영구자석 생산의 94%를 차지했다. 희토류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의 구동모터, 산업용 전동기 등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로,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 최종 제품의 생산에 미치는 영향이 수입 금액보다 크게 나타날 수 있다.

 그렇다면 울산은 얼마나 영향을 받을까?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를 분석한 결과, 2025년 울산의 희토류 금속·화합물 수입액은 약 59만 달러로 전국의 0.44%에 불과하다. 금속제 영구자석 수입액도 약 8만달러로 전국의 0.03% 수준이다. 다만 영구자석 통계에는 희토류를 사용하지 않은 자석도 포함돼 있어 이를 모두 희토류 자석의 수입액으로 해석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직접 수입액이 작다고 해서 공급망 의존도까지 낮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울산의 자동차산업은 국내외 부품업체로부터 구동모터와 각종 부품을 공급받는다. 다른 지역에서 중국산 희토류를 수입해 영구자석이나 모터를 제조한 뒤 울산에 납품한다면, 이러한 의존 관계는 울산의 직접 수입통계에 나타나지 않는다.

 실제로 지난해 6월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에 따른 부품 부족으로 일본 스즈키가 일부 차종의 생산을 일시 중단했다. 국내에서도 현대모비스에 영구자석을 공급하는 중국 업체가 수출허가를 받은 사례가 확인됐다. 

 이처럼 희토류와 영구자석의 공급 차질은 자동차산업의 생산 일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울산의 다른 주력산업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조선업에서는 영구자석을 사용하는 전기추진 장비와 고성능 전동기 등 특정 기자재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석유정제·석유화학 역시 일부 촉매에 희토류가 사용되지만, 실제 영향은 촉매의 종류와 통제 대상 원료의 사용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산업별 핵심 소재와 부품의 조달 구조를 구분해 살펴봐야 한다.

 이번 정상회담으로 당장의 미·중 무역갈등이 다시 격화될 가능성은 일정 기간 뒤로 미뤄졌지만, 희토류 공급망을 둘러싼 불확실성까지 해소된 것은 아니다. 

 실제로 정상회담 이후 공개된 양국 발표에서도 기존 희토류 수출허가제를 해제한다는 구체적인 합의는 확인되지 않았다. 오히려 미국 측은 희토류와 핵심광물의 선적 수준을 적정 수준으로 회복하기 위한 협의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대외 협상을 통해 당장의 공급망 긴장이 일부 완화되더라도, 울산은 그 시간을 공급망 점검과 대응 역량을 높이는 데 활용해야 한다. 

 희토류 원료의 직접 수입뿐 아니라 영구자석과 구동모터 등 핵심 소재·부품이 어디에서 생산되고 어떤 경로를 통해 울산 기업에 공급되는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특히 자동차·부품업체를 중심으로 중국산 희토류 사용 여부와 조달 경로, 재고 수준, 대체 공급 가능성을 점검해야 한다. 중소 부품업체에 대해서는 공급망 실태를 파악하고 공동구매·비축 등 필요한 지원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정부의 희토류 공급망 대책과 연계해 공급처 다변화와 대체 소재, 재활용 기술 확보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수입통계에 나타나는 규모보다 실제 산업현장의 공급망이 어디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일이다. 

 울산의 희토류 직접 수입 비중은 낮지만, 핵심 소재와 부품을 통한 간접적인 의존 가능성까지 낮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따라서 생산 차질이 발생한 뒤 대응하기보다 주요 소재·부품의 조달 구조와 취약 지점을 미리 확인하고 대체 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 대외 여건의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공급망 대응 역량을 갖추는 것이 지금 울산이 준비해야 할 과제다. 김은영 울산연구원 경제동향분석센터 전문위원·국제지역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