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생에게 재산 줬다고?”…울산서 치매 노모 살해 딸 ‘징역 14년’
재산 문제로 갈등 심화…술 취해 폭행 “목욕 중 넘어졌다” 119 신고 울산지법 “비난 가능성 커” 중형 선고
2026-10-01 신섬미 기자
울산지법 제12형사부(이영제 부장판사)은 존속살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14년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1월 밤 울산 남구의 80대 노모 B씨 집에서 B씨를 폭행해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술에 취한 상태였던 A씨는 B씨의 머리채와 양쪽 귀를 수차례 잡아 당기거나 발로 걷어차고, 주먹과 샤워기 헤드로 얼굴과 몸을 여러 차례 때렸다.
이로 인해 B씨는 양쪽 갈비뼈, 복장뼈, 등뼈, 정강이뼈가 골절됐고 쇼크 등으로 50여분 만에 사망했다.
A씨는 B씨가 의식이 없자 119에 신고했고, 출동한 구급대원에게 “B씨가 목욕 중 넘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B씨의 상처 등을 본 구급대원은 고의적인 폭행이 의심돼 경찰에 공조 요청을 했다.
재판과정에서도 A씨는 술에 만취해 상황이 기억나지 않지만, B씨를 폭행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B씨에 대한 부검을 맡은 법의관은 ‘여태까지 보아왔던 모든 폭행 건들을 종합할 때 교과서적으로 볼 만큼 명확하게 폭행 피해자의 전형적인 모습을 하고 있었다’고 소견을 밝혔다.
이에 재판부는 “피해자의 상해를 넘어져서 다친 상해로 보기는 어렵고, 폭행에 의한 상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는 80대 노모가 치매 진단을 받는 등 건강이 악화되자 2024년부터 부모를 돌봤지만, 부모가 자신에게 알리지 않은 채 시가 5억원 상당의 상가주택과 자신의 아파트 명의까지 남동생에게 넘겼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가족 간 갈등이 심화돼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방어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극심한 고통과 공포를 겪었고, 모친을 살해한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또 수사에 비협조적이고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를 보였으며 유족들도 엄벌을 탄원한 점을 불리하지만 우발적으로 범행한 점 등은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