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 6일 국감…대법관 재제청 입장 밝힐까

일반증인 불출석 사유서 제출 “제청권, 대법원장 독립 권한” 민주, 직접 답변 요구 가능성 200일 넘긴 대법관 공석도 쟁점

2026-10-05     백주희 기자
조희대 대법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법원 등에 대한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회가 선언되자 법사위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조희대 대법원장이 6일 열리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청와대와 갈등을 빚고 있는 대법관 재제청 문제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 대법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이 자신을 국정감사 일반증인으로 채택한 데 대해 지난 2일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조 대법원장이 국감장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직접 답변할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앞서 “국정감사를 통해 이야기하겠다”고 밝힌 만큼 기관장 인사말이나 마무리 발언을 통해 재제청 문제에 대한 입장을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달 28일 대법원 출근길에서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와 관련해 “요청 자체가 ‘재제청하라’고만 왔다”며 “궁금한 게 많다고 들었는데 앞으로 국정감사 등을 통해 이야기하고, 꼭 필요한 게 있으면 공보관을 통해 전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 대법원장은 불출석 사유서에서 대법관 제청권은 대법원장의 헌법상 독립적 권한인 만큼, 해당 권한 행사와 관련해 국회에서 증언하도록 하는 것은 삼권분립과 사법부 독립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 국회법상 대법원장에게 국회 출석 및 답변 의무를 별도로 부과하고 있지 않다는 점도 불출석 사유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는 그동안 사법부 독립을 존중한다는 취지에서 대법원 국정감사 때 대법원장이 인사말을 한 뒤 이석하고, 법원행정처장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는 관행을 유지해왔다.

조 대법원장 역시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 판결과 관련해 일반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증인 선서나 의원들의 질의에는 응하지 않았다.

다만 당시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이석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1시간 넘게 국감장을 지켰고, 국감 종료 전 마무리 발언을 통해 판결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번 국감에서도 민주당이 조 대법원장의 직접 답변을 요구할 경우 여야 간 충돌 가능성이 제기된다.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의 증인 출석을 거듭 요구하고 있는 반면, 사법부 측은 대법원장의 국감 질의·답변이 삼권분립 원칙과 충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대법관 재제청 문제를 둘러싼 청와대와 대법원의 갈등이 장기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조 대법원장의 발언 수위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올해 1월 김민기·박순영 서울고법 고법판사와 윤성식 서울고법 부장판사,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 등 4명을 후보로 추천했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8월 손 부장판사를 대법관 후보로 서면 제청했지만, 청와대는 절차적 완결성과 공정성 등을 문제 삼아 이를 사실상 반려하고 재제청을 요구했다. 이후 조 대법원장이 재제청 요구의 구체적인 사유를 밝혀달라고 맞서면서 양측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노태악 전 대법관 퇴임 이후 대법관 공석 상태도 200일 넘게 지속되고 있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2일 신임 법관 임명식에서도 “어떠한 변화 속에서도 사법의 독립성과 공정성, 청렴성이라는 근본 가치는 결코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결국 6일 국감은 조 대법원장이 재제청 문제와 관련해 어느 수준까지 입장을 밝힐지, 또 민주당의 직접 질의 요구를 둘러싸고 법사위가 다시 충돌할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