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기업들 “HMM 등 대기업 이전 효과, 지역 거래 생태계로 이어져야”

부산상의, 지역 기업 201곳 설문 해운 대기업 이전 긍정 기대 58.7% ‘영향 없음’도 41.3% 실제 거래 중인 지역기업 2.0% 불과 거래 의향 71.7% 거래규모·조건 미스매칭 ‘최대 걸림돌’

2026-10-05     김성대 기자
부산지역 해운.물류기업 최대 현안-부산상의 제공
해운 대기업의 부산 이전이 본격화되면서 그 효과가 지역경제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대기업 유치를 넘어 지역의 해운·물류 산업 생태계 구축이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해운 대기업과 지역의 해운·물류기업 간 거래 연계와 상생·협력을 뒷받침하는 정책 강화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상공회의소(회장 양재생)는 5일 지역 해운·물류기업 201개 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HMM등 해운 대기업 부산 이전에 따른 지역 해운·물류기업 의견 조사’ 결과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지역 해운·물류기업들은 대기업 이전을 새로운 사업 기회로 삼기 위한 ‘생태계 구축’을 주요 현안으로 꼽았다. 대기업 이전으로 정보와 자본이 부산에 집적되는 가운데, 지역기업들은 글로벌 해운 정보 수집, 안정적 선복 확보, 운임 협상, 화주·해외 선사 네트워크 확보 등을 위한 네트워크 체계 구축(26.9%)이 시급하다고 응답했다. 또한 지역기업들은 그동안 제한적이었던 사업 기회를 해운 대기업 이전을 계기로 확대하고자 준비(16.4%)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운 대기업 이전이 자사 경영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신규 거래 및 수주 기회 확대’등 긍정 효과를 기대한 기업이 58.7%였으나, ‘영향없음’으로 응답한 기업도 41.3%로 기대와 현실 인식이 엇갈렸다. ‘영향없음’의 주된 이유로 49.4%가‘해운 대기업과의 실질적 연계 기회가 없기 때문’이라 응답했다. 이는 해운 대기업이 이미 부산사무소·지점을 통해 실무를 수행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거래·네트워크가 형성되지 못했기 때문에 단순히 본사 이전만으로는 생태계 구축이 어렵다는 현실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현재 해운 대기업과 거래 중인 기업은 조사기업의 2.0%(4개사)에 불과했다. 하지만 71.7%가 기회가 된다면 거래 의향이 있거나 신규 거래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응답해, 해운 대기업과의 접점 부재 속에서도 잠재 수요는 폭넓게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이러한 잠재 수요가 실제 거래로 이어지기 위한 선결과제로‘거래규모·조건 미스매칭’(52.7%)이 가장 비중 있게 나타나, 대기업과 영세 지역기업 간 규모·조건 격차가 실질 거래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운 대기업 이전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부산의 해운·항만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며, ‘글로벌 해운 네트워크·노선 확대’(42.3%)와‘컨테이너 물동량 증대’(25.3%) 등을 주요 기여 분야로 꼽았다. 다만 이러한 경쟁력 강화의 전제조건으로는 ‘영업·금융·프라이싱 등 핵심 의사결정 부서의 실질적 이전’(23.4%)과 ‘연관 협력사의 동반 이전’(22.4%) 등 ‘대기업 실체의 실질적 이전’을 비중 있게 꼽아 단순한 본사 주소 이전을 넘어 대기업의 핵심 기능과 협력 주체가 실질적으로 부산에 자리 잡고, 나아가 지역기업과의 거래 연계로 이어질 때 비로소 이전 효과가 지역경제로 확산될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와 지자체에 바라는 지원정책으로는 ‘상생·협력 및 거래 활성화’(32.1%)와 ‘금융·자금 지원’(28.9%)이 가장 높게 요구됐다. 지역기업들은 정부·지자체가 상생·협력 협약 체결을 주도해 이전 대기업과의 접점을 마련하고, 조달·발주 등 지역기업 우대 제도로 안정적 거래 관계를 구축하는 한편, 특별 정책자금·융자 등으로 거래 역량과 체급을 확충해 해운 대기업과의 규모·조건 격차를 완화해 줄 것을 기대했다.

부산상공회의소 심재운 경제정책본부장은 “해운 대기업의 부산 이전은 부산이 해양수도로 도약하는 터닝 포인트이지만, 그 효과가 지역기업과 해운·물류 산업으로 확산되려면 대기업 유치에 그치지 않고 지역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해운·물류 생태계 구축이 병행돼야 한다”면서, “대기업과 지역기업 간 거래 연계를 촉진하는 상생·협력 체계와 금융·자금 지원 등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