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급 12만원에 막혔다…HD현대중공업 임단협 1차 합의안 부결
투표율 93.1%…반대 52.14% 1인당 평균 4056만원 보상에도 노조, 기본급 12만원 인상 불만 10년 이어진 ‘1차 부결 공식’ 재현 노사 재교섭·추가 쟁의 여부 관심
HD현대중공업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첫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52.14%의 반대로 부결됐다. 최근 임금 인상 수준에 못 미치는 기본급 인상 폭이 부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면서, 향후 재교섭과 파업 수위에 관심이 쏠린다.
5일 HD현대중공업 노사에 따르면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지난 2일 전체 조합원 8,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잠정합의안 찬반투표에서 투표자 7,541명(투표율 93.1%) 가운데 3,932명(52.14%)이 반대하며 부결됐다.
찬성은 3,588명(47.58%). 무효는 21명(0.28%)으로 집계됐다.
이번 잠정합의안은 지난달 29일 열린 22차 본교섭에서 14시간에 걸린 밤샘 협상 끝에 마련됐다. 6월 2일 상견례 이후 120일 만이다.
잠정합의안에는 월 기본급 12만원(호봉승급분 5만원 포함) 인상, 일시금 1,100만원, 수주 경쟁력 확보 지원금 200%, 성과급 지급, 장기근속자 포상 확대, 생산기술직 신규 채용 등이 담겼다.
회사는 이를 지난해보다 1,061만원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로, 조합원 1인당 평균 4,056만원의 보상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조합원들의 표심은 달랐다. 노동계에서는 매달 임금에 직접 반영되는 기본급 인상폭이 최근 타결 수준보다 낮다는 점이 부결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그간 타결액을 살펴보면 HD현대중공업은 2024년 교섭에서 기본급을 13만원 인상한 데 이어 작년에는 13만5,000원 인상했다. 올해 잠정합의안의 경우 전년도와 단순 비교했을 때 기본급이 1만5,000원 낮다.
특히 삼성중공업이 올해 기본급을 13만1,786원 인상으로 타결한 것이 부결에 영향을 미쳤다는 업계의 분석이다.
HD현대중공업 노사의 잠정합의안이 첫 번째 투표에서 부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6년 이후 매년 1차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뒤 재교섭을 거쳐 타결되는 흐름이 반복돼왔으며, 올해도 이른바 ‘1차 부결 공식’을 이어가게 됐다.(▷본지 2026년 10월 1일자 7면 보도)
앞서 노조는 조선업 호황에 따른 성과를 기본급 등 고정급에 반영할 것을 요구한 반면, 회사는 일시금과 격려금 등 변동급 확대에 무게를 두며 입장차를 보였다.
이번 1차 잠정합의안이 부결되면서 노사는 다시 교섭 테이블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추가 교섭 재개 시 기본급 등 고정급 인상 폭과 실적 대비 성과 분배(N% 성과급)를 높이는 방안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조는 올해 교섭 과정에서 7차례 걸쳐 총 37시간 부분파업을 벌인 만큼, 전면파업 등 추가 쟁의행위에 나설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노조 집행부는 “이번 부결을 집행부에 대한 뼈 아픈 경고로 받아들이겠다”라면서 “빠른시일 안에 여론을 바탕으로 지부쟁대위를 열어 교섭재개 및 쟁의전술을 공유하겠다. 호황에 걸맞은 성과 분배, 통합 이후 남은 노동조건의 차이, 불황에도 흔들리지 않을 고정급 임금체계에 대한 요구 등을 위해 다시 나서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조선업계 최고 수준의 잠정합의안이 조합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향후 교섭에서도 성과에 대한 합리적인 보상과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함께 고려한 해법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