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생산·소비층 떠나는 울산…늙어가는 도시 ‘급변’
[긴급진단_울산 인구지형 바뀐다] (상)인구 유출, 누가 왜 떠나나 내국인 인구 1년 새 6616명 감소 중장년층 1만1000명 줄고 65세 이상은 1만5837명 증가 생산·소비 핵심층 이탈 새 변수 고령층·외국인 늘며 ‘이중 경고’
2026-10-06 김귀임 기자
# 전년 동월 대비 인구수 6616명 줄어…늙어가는 도시
베이비부머 2세대(1964~1974년생)인 울산시민 김천수(57) 씨는 “아직은 울산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지만, 퇴직 이후에는 꼭 울산에서 살아야한다는 생각은 없다”며 “자녀들이 있는 부산이나, 의료·생활 여건이 더 좋은 지역으로 옮기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처럼 중장년층을 비롯해 울산에서 생산과 소비를 담당하는 세대의 이탈이 몇 년째 이어지고 있다.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 역시 “울산은 내가 찾는 일자리가 없다”며 주변 도시로 떠나는 형국이다.
실제 울산시에 따르면 8월 기준 지역 내국인 인구는 108만6,373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109만2,989명보다 6,616명(-0.6%) 감소했다.
연령대별로 분석해보면 감소세는 더욱 뚜렷하다.
0~14세 유소년층은 전년 동월 12만5,295명에서 올해 11만9,236명으로 6,059명(-5.1%) 줄었다. 19~39세 청년층도 25만8,682명에서 25만3,014명으로 5,668명(-2.2%) 감소했다. 40~64세 중장년층 역시 46만7,124명에서 45만6,124명으로 1만1,000명(-2.4%) 줄었다.
반면 65세 이상 노년층은 19만8,045명에서 21만3,882명으로 1년새 1만5,837명(7.4%) 늘었다.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울산 내국인 인구 100만명선이 무너지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우려가 나온다. 10년 전인 2016년 8월 울산지역 인구는 117만3,005명이었다.
빠져나간 사람 수가 들어온 사람보다 많은 ‘순유출’로 보면 더 극명하다. 동남지방데이터청에 따르면 지역에선 올해 2분기 1,760명이 순유출됐다. 이는 전년 동기간 순유출 1,280명에서 480명(37.5%)이 증가한 수다.
백은선 인구보건복지협회울산지회 인구사업과장은 “울산은 석유화학·자동차·조선 등 제조업 중심의 일자리 구조가 기반으로 잡혀있다. 다양한 직업이나 문화, 창업 기회가 다소 부족한 상황이기에 청년층을 중심으로 울산을 떠나는 상황”이라며 “더욱이 아이를 키우는 젊은 부모 등이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지낼 수 있도록 주거와 일자리, 보육 문제를 복합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지만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 베이비부머 2세대 이탈 변수...“세대를 연결하는 인구정책 필요”
울산의 인구 유출은 청년층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 2세대의 이탈 가능성도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도수관 울산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19~34세가 울산을 떠나는 경우 첫 번째는 대학이고 두 번째는 일자리다. 청년층을 39세까지 확대하는 이유는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은 많은데 대상자가 계속 줄고 있기 때문”이라며 “청년층도 문제지만 베이비부머 2세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1세대와 달리 이들은 공적연금과 사적연금 등을 통해 노후 준비가 돼 있기 때문에 언제든 울산을 떠날 준비를 하는 세대이기도 하다”고 내다봤다.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지역 소비 기반 약화라는 ‘이중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세대 연결형 인구정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도 교수는 “청년층과 은퇴세대를 별개의 대상으로 보는 인구정책에서 벗어나 세대를 연결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예를 들어 은퇴자는 ‘헬스케어’를 받을 수 있어야 하는데, 그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은 다름 아닌 청년들이다. 계층별로 맞춤형 대책을 마련해 생산인구와 소비인구가 함께 빠져나가는 구조를 막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울산의 인구 문제는 이제 단순히 ‘몇 명이 줄었느냐’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누가 빠져나가고, 어떤 세대가 남는지에 따라 지역의 일자리와 소비, 복지 등 도시의 기반 자체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울산에서 빠져나가는 내국인의 빈자리를 채우는 외국인 인구의 증가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내국인 인구 감소와 외국인 인구 증가가 맞물리면서 울산의 인구구조 역시 새로운 변화를 맞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