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안과병원서 27개월 여아 수술 중 심정지…마취 과정 공방
약물 투여 뒤 7분 만에 산소포화도 저하·심정지 부모, 수술 과정·초동 대응·수사 방식 의문 제기 병원, 마취 과정 산소공급 문제 사고 원인 설명
울산의 한 안과병원에서 최근 안검내반 수술을 받던 27개월 여아가 마취 과정에서 심정지 상태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피해 아동 부모가 SNS 등을 통해 의료진이 무리한 수술을 종용했고, 경찰은 고소 등 정식 절차가 필요하단 이유로 수사에 소극적이라 주장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피해 여아 어머니 A씨는 지난 5일 자신의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울산에서 27개월 딸이 눈 수술을 받으러 들어갔다가 중환자실에 누워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렸다.
이 글의 본문 내용에 따르면 A씨는 27개월된 딸의 안검내반 수술을 위해 지난 2일 울산의 한 안과병원을 찾았다.
A씨가 본 간호기록에 의하면 이날 오전 11시 5분 아기는 수술실로 들어갔고, 10분 후 의료진이 아이를 마취한 뒤 약물이 투여됐다. 그런데 불과 7분 뒤 아이가 산소포화도 저하와 청색증, 심박동이 잡히지 않아 심폐소생술(CPR)을 시작했고,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대원들이 인근 병원으로 옮겼다.
아이는 응급처치 중 심박은 회복했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산소 공급이 이뤄지지 않았을 때 장기에 큰 피해를 입는데, 6일 병원에서는 아이가 뇌사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을 내렸다.
A씨는 글을 통해 의료진이 자신의 딸이 수술을 감당할 몸 상태가 아니였음에도 수술을 강행했으며, 대응 과정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이의 몸무게가 10㎏이 안 되는데 전신마취가 가능한지 다시 확인했고 문제없다고 했다. 필요한 수술이라고 해서 진행한 것”이라며 “게다가 사고 당시 수술방에 마취과 의사 외에 집도의는 도착하지 않았던 것 같다”라고 밝혔다.
A씨는 또 경찰의 수사 과정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경찰에 의료진의 차트와 수술에 사용된 장비 등을 확보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문의했지만, 정식 고소를 하지 않으면 영장 청구와 압수수색이 어렵다는 식으로 두루뭉술하게 답했다”라며 “최근 검찰이 폐지돼 영장 청구를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명확하지 않다고까지 말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병원에서는 마취과 의사 개인적인 실수라고 했지만, 정말 그런지 아니면 병원의 꼬리 자르기인지 아무런 증거를 볼 수 없다”라며 “누구를 원망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말이 아닌 증거로 진실을 알고 싶다”라고 호소했다.
반면 경찰은 수사가 원칙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고 밝혀, A씨의 주장과 대치되는 모양새다.
경찰 관계자는 “119 신고를 받고 해당 병원으로 출동해 의료기록 등을 모두 확인했다”이라며 “검찰 폐지로 인해 영장 청구가 어렵다고 발언한 적은 결코 없다. 애초에 영장 청구 기관이 검찰에서 공소청으로 바뀐 것 뿐 절차는 동일하다. 병원 관계자 모두 수사에 협조적이며 도주 우려가 없다고 판단해 임의수사로 진행 중인 것 뿐”이라고 밝혔다.
안과 측도 사고에 책임은 있으나, A씨의 주장이 비약이 심하다고 항변했다.
해당 안과 대표원장 B씨는 본지와 통화에서 “전신마취 수술할 때는 마취 후 산소공급을 원활하게 해줘야 하는데, 마취의가 산소공급장치를 잘못 만져서 공급이 원활하게 되지 않았다”라며 “문제 신호가 발생하면 산소공급 여부부터 확인해야 하는데, 이 부분을 놓치고 CPR만 하다가 사고로 번진 것 같다. 경험도 많은 의사인데, 안전불감증이 있었던 것 같다”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