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울산은 왜 남신항에 주목하나…단순 원유 기지 넘어 미래 에너지 거점으로

민간 부담 걸림돌 에너지허브 2단계 하부시설 국가재정 전환 협의 추진 수소·암모니아까지 기능 확장 구상 샤힌 프로젝트 막바지 후속 협력 모색 김상욱 시장, 11월 사우디·UAE 방문 정부 참여·실제 기업 수요 확보 관건

2026-10-07     김준형 기자
신민식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7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남신항 에너지허브 2단계 조성 추진 상황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울산시 제공

울산시가 최근 남신항에 주목하는 것은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 등 달라진 국제 에너지 시장에 대응하고, 샤힌 프로젝트 마무리를 앞둔 시점에 사우디아라비아와 협력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시는 남신항 개발을 통해 기존 에너지 물류를 강화하고, 수소·암모니아 등 미래 에너지까지 다루는 거점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남신항 에너지허브 2단계 사업은 울주군 온산읍 원산리 전면 해상 약 34만7,000㎡ 부지에 7만DWT(재화중량톤)급 액체화물 부두 2선석을 조성하는 계획이다. 2017년 한국개발연구원(KDI)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지만, 이후 국제 에너지 시장이 달라지고 민간이 초기 기반시설 비용까지 부담하는 구조가 걸림돌이 되면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울산시가 사업에 다시 주목하는 이유는 우선 에너지 공급망을 둘러싼 국제 정세다. 신민식 울산시 경제부시장은 7일 ‘남신항 에너지허브 2단계 추진방향’ 기자회견에서 2017년과 비교해 국제 석유시장이 크게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과 주요 해상수송로의 차질을 겪으며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공급망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거다. 시는 남신항을 국가 에너지 공급망을 뒷받침할 항만 기반시설로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투자 협력을 추진할 적기라는 점도 배경이다. 아람코 계열사인 S-OIL의 샤힌 프로젝트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면서, 울산시는 대규모 투자 이후의 후속 협력을 준비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김상욱 시장은 11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를 방문할 예정이다. 사우디에서는 아람코 최고경영진과 만나 남신항 구상과 경쟁력을 설명하고, UAE에서도 새로운 투자 협력 가능성을 찾을 계획이다.

시는 기업들이 울산에서 추진할 수 있는 사업과 필요한 시설, 장기 이용·투자 의향 등을 파악하기로 했다. S-OIL 본사의 울산 이전도 제안할 방침이다.

울산시가 이날 제시한 3대 추진 방향은 △사전타당성 검토 및 하부시설 국가재정 전환 협의 △미래 에너지 다변화에 대응한 상부시설 구상 △글로벌 에너지 기업과의 장기 이용·투자 협력 등이다.

시가 구상하는 남신항의 기능은 과거 원유 저장 중심에서 확장하는 것이다. 원유와 석유제품 수요를 살피는 동시에 수소·암모니아·메탄올 등 미래 에너지의 저장·하역·공급 수요도 검토한다.

기존 저장시설과 배관으로 처리할 수 있는 물량과 새 시설이 필요한 물량을 구분하고, 기업의 생산·물류계획과 품목별 이용 시기까지 확인해 적정 시설 규모를 정한다는 계획이다.

사업 방식은 공공과 민간의 역할을 나누는 방향으로 잡고 있다. 접안시설과 매립·호안 등 공공성이 큰 하부시설은 국가재정으로 조성하도록 정부와 협의하고, 저장탱크와 공급설비 등 상부시설에는 민간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울산항만공사는 2026년 11월부터 2027년 10월까지 사전타당성 검토를 진행해 사업 수요와 적정 시설 규모, 사업비, 경제성 등을 분석할 예정이다.

제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과 공공기관 기능 개혁도 사업 추진 과정에서 거론되는 변수다. 울산시는 에너지 중심도시에 필요한 에너지 공기업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항만공사 통합 논의가 남신항 개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이에 대해 시는 공공기관 기능 개혁이 남신항 사업을 늦추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시가 제시한 남신항 2단계 총투자비는 2017년 KDI 조사 당시 1조784억원이다. 이는 당시 분석에 따른 금액으로, 현재 확정된 사업비는 아니다. 시는 사전타당성 검토와 정부 협의, 기업 수요 확인을 병행해 사업계획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국가재정 투입 여부와 기업의 실제 이용·투자 의향이 정해지지 않은 만큼 정부와 기업의 참여를 확보하는 것이 남은 과제다.

신민식 경제부시장은 “울산시가 남신항을 계획으로만 남겨두지 않고, 구체적 계획으로 한 스텝씩 성과를 만들고자 한다”며 “에너지허브 2단계 완성으로 에너지 중심도시 울산을 한층 더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