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땅 빌린다며 후원금 5억 빼돌려…울산 복지재단 대표 ‘집행유예’

4년여 48차례 걸쳐 후원금 계좌 인출 범행 부인에도 피해금 대부분 반환 참작 울산지법, 징역 2년 집행유예 4년 선고

2026-10-11     신섬미 기자
울산의 한 사회복지재단 대표가 배우자 소유 토지를 재단이 임차하도록 한 뒤 후원금 5억4,000여만원을 임대차보증금 명목으로 빼돌린 혐의 등으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울산지방법원 전경. 울산매일 포토뱅크
자신이 운영 중인 사회복지재단의 후원금 수억원을 빼돌린 대표이사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울산지법 제12형사부(이영제 부장판사)는 업무상배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사회복지사업법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2년, 집행유예 4년과 사회봉사 200시간을 명령했다고 11일 밝혔다.

또 A씨가 운영 중인 복지재단에는 벌금 1,500만원을 명령했다.

울산 남구에서 사회복지재단을 운영 중인 대표이사 A씨는 지난 2011년 9월 경북 영양군의 토지를 매입한 후 2020년 7월 배우자 B씨에게 증여했다.

이후 A씨는 2020년 9월 재단과 B씨 간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게 한 뒤, 2024년 11월까지 총 48회에 걸쳐 재단 후원금 계좌에서 5억4,128만8,000원을 임대차보증금 명목으로 빼돌렸다.

A씨는 토지를 매입한 지역의 재단 산하 재활원의 주차장 부지가 필요해 계약했다고 주장했으나, 해당 토지는 재활원과 100m가량 떨어져 있고 재활원 내 주차 공간도 충분해 임대차 계약을 맺을 이유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현행법상 사회복지법인의 기본재산을 임대하려면 시·도지사 허가가 필수적이지만, A씨는 관할 지자체 허가 없이 2024년 재단 소유의 울산 울주군 아파트를 9,000만원에 무단 임대한 사실도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A씨는 비지정후원금 89만6,500원을 회식비 등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도 받는다.

이런 사실은 울산시가 재단을 대상으로 정기 지도점검을 하던 중 자금 흐름에서 수상한 점을 발견해 수사를 의뢰하면서 발각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대부분의 범죄사실을 부인하며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점에 비춰 죄책은 결코 가볍다고 보기 어렵다”며 “다만 피해금 중 대부분을 재단에 반환하여 피해 회복을 위하여 노력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