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모두 “왜 통합하나”…4개 항만공사 통합 국감서 뭇매
해수부 국감서 통합 절차·실효성 추궁 울산항 등 지역 자율성 약화 우려 제기 황 장관 “지역경제 영향 고려해 방안 마련”
2026-10-12 강태아 기자
12일 부산 해양수산부 청사에서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조승환 의원은 “항만공사 제도는 노무현 정부 시절 지역·화물 특성 등을 고려해 만든 제도”라며 “2011년 MB 정부 검토에서도 항만별 독립 항만공사를 유지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점이 입증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통합 계획과 일정이 공개되지 않은 채 지역 여론이 무시되고 있다며 종합감사 전까지 일정과 입법 계획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같은 당 김선교 의원은 “국민과 공직자, 노조가 반대하는데 왜 굳이 통합하느냐”며 소통이 두 차례에 그친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통합 항만공사 사장 자리 하나를 더 만들려는 것 아니냐는 소문까지 돈다”고 추궁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주철현 의원은 “항만공사는 세계적으로 지역별 독자 운영이 일반적”이라며 통합 시 해양 분야의 부산 일극 체제가 고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개호 의원은 자료를 내고 독립 법인격이 사라지면 광양항의 기획·예산·의사결정 권한이 중앙 본사로 넘어가 양항정책(Two Port System)의 한 축을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효과분석도, 국회 보고도 없이 결론부터 정해놓았다”고 비판했다.
신 의원은 정부가 통합을 발표한 9월 3일, 발표 12분 전인 오전 10시 48분까지 해수부가 의원실에 ‘공식 입장이 없다’고 회신한 사실을 공개하며 “주무부처가 이래도 되느냐”고 따졌다.
이에 황종우 해수부 장관은 “정부 방향에 맞춰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물동량이나 지역경제에 부정적 영향이 없도록 연구용역을 통해 최선의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우려되는 부분을 다 감안해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국감장 밖에서는 부산·인천 경실련과 전국 4대 항만공사 노조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통폐합은 항만공사법 입법 취지를 무시하고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에 정면 위배된다”며 객관적 검증과 지역사회 공론화를 요구했다.
북극항로 문제도 다뤄졌다. 황 장관은 지난 8월 22일 부산을 떠나 50일 만인 11일 귀항한 팬스타 아크로호 시범운항과 관련해 “운항거리가 1만3,000㎞ 남짓으로 기존 항로보다 약 35% 단축됐다”고 밝혔다. 해수부는 2030년 정기항로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경제성 확보 시점은 2040년께로 내다봤다.
이 밖에 조승환 의원은 부산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장기 체류 중인 상어 ‘부캉이’와 관련해 생태 연구 확대와 주민 안전 대책, 구조 매뉴얼 마련을 주문했다.
이번 국감은 해수부가 지난해 말 부산으로 이전한 뒤 처음 열린 현장 감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