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5%가 0%로…중동 전쟁이 바꾼 울산항 원유 수입 지도

울산세관, 1~9월 원유 반입 동향 분석 호르무즈 안쪽 항만 비중 79.5%→0% 해협 외측 중동 적재항 비중 8.4→70.6% 홍해 얀부항 핵심 거점·해상 환적 확대 북미·아프리카 등 비중동 공급경로 다변화

2026-10-13     오정은 기자
주요 적재항별 원유 반입 현황
중동 전쟁 이후 울산항의 원유 반입 경로가 호르무즈 해협 안쪽 항만 중심에서 홍해와 오만만 등 해협 바깥 항만과 북미·아프리카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다. 해상 운송 위험이 커지면서 기존 원유 선적 거점 대신 대체 항만과 해상 환적 거점을 활용하는 흐름이 뚜렷해진 것이다.

13일 울산세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울산항에 반입된 원유는 모두 4,189만7,000t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원유 주요 적재항별 반입 동향을 분석한 결과, 호르무즈 해협 내측 항만의 비중은 1월 79.5%에서 9월 0%로 떨어졌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 홍해 연안의 얀부항과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항, 오만 소하르항 등 해협 외측 중동 적재항의 비중은 같은 기간 8.4%에서 70.6%로 확대됐다. 미국·캐나다와 아프리카·중남미 등 비중동 지역 적재항의 비중도 12.1%에서 29.3%로 높아졌다.

올해 초만 해도 울산항의 원유 반입은 페르시아만 안쪽에 있는 전통적인 수출항에 크게 의존했다. 1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라스타누라항에서 272만6,000t, 쿠웨이트 미나 알아흐마디항에서 83만5,000t, 이라크 바스라항에서 55만5,000t이 반입됐다. 호르무즈 해협 내측 항만에서 선적된 원유가 전체 반입량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하지만 중동 전쟁이 발발 후 3월부터 변화가 나타났다. 3월 호르무즈 해협 내측 항만의 비중은 60.7%로 낮아졌고, 홍해 연안 얀부항의 반입량은 51만4,000t으로 늘었다. 해협 외측 중동 적재항의 비중도 19.7%로 확대됐다.

4월에는 해협 내측 항만에서 선적된 원유 반입 실적이 사라졌다. 대신 얀부항에서 136만t, 푸자이라항에서 54만7,000t이 들어오면서 해협 외측 중동 적재항의 비중이 59.7%까지 치솟았다. 비중동 지역의 비중도 40.3%를 기록했다.

대체 항만 가운데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얀부항이 핵심 거점으로 부상했다. 얀부항은 사우디 동부 유전에서 생산된 원유를 동서 횡단 송유관으로 홍해까지 운송한 뒤 선적할 수 있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않는 수출 경로로 활용된다.

얀부항을 통한 원유 반입량은 6월 221만8,000t으로 늘어 울산항의 최대 적재항에 올랐다. 7월에도 221만4,000t이 반입됐고, 9월에는 198만9,000t을 기록했다.

오만과 UAE 연안에서는 선박 간 원유를 옮겨 싣는 해상 환적(STS)도 새로운 물류 방식으로 부상했다. 오만 소하르항의 반입량은 6월 28만1,000t에서 8월 96만2,000t으로 증가했고, 푸자이라항 역시 6월 81만5,000t에서 7월 107만3,000t으로 늘었다. 9월에는 푸자이라항에서 108만3,000t, 소하르항에서 55만3,000t이 반입됐다.

원유 공급 지역도 넓어지면서 미국 코퍼스 크리스티항의 반입량은 8월 25만2,000t에서 9월 70만4,000t으로 증가했다. 캐나다 밴쿠버항을 비롯해 알제리 아르제브항, 브라질 앙그라도스레이스항, 콩고 제노 터미널 등에서도 원유가 들어왔다. 이에 따라 비중동 지역 적재항의 비중은 8월 20.6%에서 9월 29.3%로 높아졌다.

국가별로도 올해 1~9월 울산항 원유 반입량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산은 1,783만1,000t으로 전체의 42.6%를 차지했다. UAE산은 686만9,000t으로 16.4%였다. 미국산은 409만8,000t으로 전년 동기보다 41.7% 늘었고, 오만산은 328만8,000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배 이상 증가했다. 캐나다산도 102만3,000t으로 전년 동기보다 약 4배 늘었다.

다만 적재항이 호르무즈 해협 바깥에 있다고 해서 원유가 운송 전 과정에서 해협을 우회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해협 안쪽에서 반출된 원유가 바깥 해역에서 다른 선박으로 옮겨 실리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울산세관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제 에너지 공급망과 주요 원유 적재항별 반입 동향을 분석해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변화가 울산항 원유 물류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