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울산 외국인 4년 새 66% 급증…인구 감소 속 새 버팀목
[긴급진단_울산 인구지형 바뀐다] (중)빈자리 채우는 외국인...새로운 생활인구 과제 20~30대 62%·동구·울주에 68% 집중 노동력 넘어 정착·소비 주체로 인식 전환
청년층 유출과 고령화 등으로 비어가는 울산의 인구 자리를 외국인들이 채우고 있다. 그 결과 울산의 인구는 가까스로 전체 인구 110만명 선을 유지하고 있다. 산업현장의 부족한 일손을 메우던 외국인들이 가족을 이루고 자녀를 키우는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이제는 이들을 단순 노동력이 아닌 새로운 소비 인구로 받아들이고, 떠나는 내국인까지 붙잡을 수 있도록 인구정책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
# 울산 외국인 4년 새 66% 급증...내·외국인 합쳐 ‘110만선’
14일 법무부 울산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 따르면 8월 울산지역 등록외국인은 3만589명으로 집계됐다. 약 4년 전인 2022년 12월 말 1만8,379명과 비교하면 1만2,210명(66.4%) 증가한 규모다.
특히 외국인 인력 유입이 본격화된 2023년 이후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지역 인구지형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체류자격별로 살펴보면 비전문취업(E-9)이 8,310명, 특정활동(E-7)이 5,517명으로 산업현장에 종사하는 외국인들이 상당수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들 외에도 영주(F-5) 3,494명, 결혼이민(F-6) 3,098명, 동반(F-3) 2,088명, 유학(D-2) 1,437명 등 체류 형태가 다양하게 나타났다. 일반연수(D-4) 567명, 무역경영(D-9) 351명 등도 울산에서 활동 중이다.
외국인 유입이 취업을 넘어 가족 형성과 교육, 경제활동 등 일상생활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동구는 전체 인구 15만8,869명 가운데 외국인이 1만1,429명으로 7.2%를 차지했다. 주민 14명 중 1명꼴이 외국인인 셈이다. 울주군 역시 전체 22만7,710명 중 외국인이 9,368명으로 4.1%에 달했다. 두 지역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총 2만797명(68%)이다.
조선업 등 지역 주력산업을 중심으로 유입된 외국인들이 지역사회 인구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울산시에 따르면 8월 인구는 내국인 108만6,373명과 외국인 3만589명을 합해 총 111만6,962명이다. 내·외국인을 합쳐 110만명선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 생산·소비층 新주도...“기존 답습 벗어나 현장 중심 재설계해야”
연령별 분포에서도 외국인 인구의 역할은 두드러진다. 20대 7,617명, 30대 1만1,418명으로 총 1만9,035명을 차지했다. 전체 등록외국인의 약 62.2%가 생산과 소비활동이 활발한 연령층에 집중된 것이다.
여기에 0~19세 외국인도 1,991명으로 집계돼 외국인 인구가 단순 노동력을 넘어 가족 단위의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 같은 인구 변화에 비해 생활인구로의 사회적 인식은 여전히 부족하다.
울주군에 거주하는 한 외국인은 자녀의 학교생활을 예로 들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아이는 스스로를 한국인이라고 생각하고 한국 이름을 사용하고 있지만, 올해 들어간 중학교에서는 이름이 영어로 표기돼 출석번호도 무조건 1번이 됐다”며 “아이가 커가면서 ‘나는 한국인인데 왜 다르게 취급받느냐’고 묻는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송미정 울주군다누리센터장은 “과거보다 외국인 처우가 개선된 것은 사실이지만, 비자 종류에 따라 취업할 수 있는 업종과 활동이 제한돼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아이는 한국말밖에 하지 못해 사실상 이곳에 정착해야 하는데, 어머니는 학위가 두 개나 있어도 비자 문제로 아르바이트조차 쉽지 않은 현실이다. 가족 단위로 정착하는 외국인이 늘어나는 만큼 체류자격에 따른 제약도 현실에 맞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이제 외국인들을 지역의 새로운 소비층으로 연결하는 선순환 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이삼성 울산외국인센터장은 “과거와 달리 최근 유입되는 외국인들은 대부분 젊고 유행에도 민감하다. 후원물품을 제공해도 받지 않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생활양식이 달라졌다”며 “동구와 북구에는 주말마다 함께 모여 여가를 즐기는 ‘모임’이 있을 정도다. 이들은 자동차나 시계, 휴대전화 등에도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등 한국문화에 상당 부분 녹아들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들이 가족과 함께 정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은 이들이 지역의 새로운 소비층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크다는 의미”라며 “기존 비자제도의 관행에서 벗어나 변화한 정착 현실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결국 떠나는 내국인을 붙잡고 새롭게 유입되는 외국인의 안정적인 정착을 이끌어 인구 감소의 악순환을 끊는 것이 울산의 장기 과제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