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값 다 주고 19년간 등기 안 해…석유공사 매입부지 절반 경매 넘어가
1991년 여수 산업단지 부지 1만4천㎡ 매입 1997년 미등기 지분 절반 경매 소유권 이전 2010년 일부만 등기…국힘 “전수조사 필요”
2026-10-15 강태아 기자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최수진 의원(국민의힘)이 15일 석유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사는 1991년 삼일자원비축산업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당시 여천군(현 전남광주 여수 낙포동 산234-1일대)과 용지매수 위·수탁계약을 맺고 약 200만㎡의 부지를 협의취득했다. 그런데 이 가운데 전남 여수시 낙포동 산234-1 일대 임야 약 1만4,000㎡는 공사 명의로 이전등기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 땅은 당초 김 모 씨와 박 모 씨가 절반씩 지분을 갖고 있었다. 공사는 두 사람에게 매입대금을 지급했지만 등기 절차는 마무리하지 않은 채 방치했다.
그러는 사이 1997년 10월 21일 박 씨의 지분 절반이 적법한 경매 절차를 거쳐 제3자인 서 모 씨에게 넘어갔다. 등기상 소유자가 여전히 박 씨였기 때문에, 공사보다 먼저 경매 낙찰자가 등기로 권리를 확보한 것이다.
공사가 이 사실을 안 것은 매입 후 약 17년이 지난 2008년 1월쯤이다. 공사는 그제야 여수시에 위·수탁계약에 따른 소유권 이전을 요청했고, 2010년 1월 28일 김 씨 지분 절반에 대해서만 이전등기를 마쳤다. 부지를 사들인 지 약 19년 만이었다.
공사는 2010년쯤 경매 취득자 서 씨와 잔여 지분을 확보하려고 협의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후 16년이 지난 올해 초 법률자문을 받아 소유권을 되찾을 수 있는지 검토했으나 “기존 매수를 근거로 소유권을 주장하기는 어렵다”는 답을 받았다.
결국 땅값은 모두 치르고도 법적으로 확보한 소유권은 전체 부지의 절반에 그친 셈이다.
최 의원은 “부지를 매입하고 소유권 이전등기를 미뤄 매입부지의 절반을 빼앗기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국가 공공기관에서 벌어졌다”며 “등기 누락 경위부터 자산관리 체계까지 철저히 따져 책임을 묻고, 당시 책임자에게 손실에 대한 구상권을 청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매수대금을 지급하고도 등기를 확보하지 못한 부지가 더 있는지 전수조사하고, 계약·지급·등기를 연계한 자산관리 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