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울산 영재학교 설립, 지역 공조가 성패 가른다
울산시교육청이 오늘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함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과학기술원 부설 영재학교 지정·전환 공모’에 공식 도전장을 낸다. 울산미용예술고를 후보 학교로 삼아 가칭 ‘울산AI과학영재학교’를 설립하고, 오는 2031년 3월 개교를 목표로 운영계획서를 제출한다. 당초 2032년으로 거론되던 통합 일정을 1년 앞당기며 개교 의지를 구체화한 것은 진일보한 대목이다. 그러나 공모 신청은 긴 여정의 출발선일 뿐이며, 이제부터 시작될 정부의 11월 평가와 12월 최종 지정을 뚫어내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빈틈없는 ‘원팀 공조’가 절실하다.
이번 공모는 영재학교가 전무한 7개 시·도 가운데 단 3곳 안팎을 선정하는 치열한 각축전이다. 특히 같은 영남권이자 UNIST 부설 카드를 함께 노리는 경남의 공세가 매섭다. 경남은 이미 완성된 교육 인프라를 갖춘 진주 경남과학고를 ‘전환’하는 방식으로 속도전과 시설 우위를 강조하고 있다. 이에 맞서는 울산은 미용예술고 부지를 활용한 전환·신설 모델로 도전하는 만큼, 부지 재정비와 시설 구축의 현실성, 정부 목표(2029년 개교)와의 일정 격차를 설득력 있게 메워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결국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일 핵심 열쇠는 ‘지역 공조의 깊이와 실행력’에 있다. 단순히 교육청과 UNIST만의 서류상 계획에 그쳐선 안 되며, 교육청·지자체·대학·산업계가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가는 실체적 협력 체계를 보여줘야 한다.
무엇보다 울산시와 시의회의 전폭적이고 구체적인 재정·행정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최종 선정 이후 교원과 운영비는 교육청이 맡는다 하더라도, 첨단 실험 인프라 확충과 기숙사 건립, 파격적인 연구 환경 조성을 위한 지자체의 재정 매칭 확약이 심사 과정에서 울산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다.
나아가 ‘UNIST-울산 주력산업’을 잇는 독보적 산·학·연 연계 모델을 입증해야 한다. UNIST 캠퍼스의 최고급 R&D 자원과 지역 앵커기업들의 산업 현장을 연결해, 학생들이 실제 현장의 난제를 해결하는 ‘현장 맞춤형 AI·과학 융합 교육’을 경남이나 타 시·도가 흉내 낼 수 없는 울산만의 압도적 강점으로 각인시켜야 한다.
울산교육청과 UNIST, 울산시, 지역 정치권, 그리고 산업계가 하나로 뭉쳐 ‘산업수도 울산의 미래를 책임질 인재 양성 인프라’가 될 영재학교 유치라는 결실을 맺을 수 있기를 바란다.